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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 일 하시네요 Nov 15. 2021

01 해외 현장에서 일시 귀국한 동료들을 연구하다

이 시국 활동가; 코로나 시대, 국제개발 활동가의 일

 


국제개발협력, 혹은 ODA라고 하지만 이걸 이끌어가는 건 사람들인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이 일을 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좋은 상태여야
좋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연구를 통해 나왔던 문제점들이) 천천히라도 바뀌어 갔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혜지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요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에 앞서서 우선 제가 애정을 가지고 썼던 논문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하고싶은 말이 되게 많았었거든요. 작년에 쓴 논문이라 이제 1년이 지났는데,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논문을 다시 보면서 제 생각들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되게 좋았어요.

저는 현재는 국제개발협력학 박사 과정을 하고 있고요. 사실 처음부터 “나는 개발협력을 꼭 해야겠다” 이런 사람은 아니었어요. 예전부터 코이카 라든지에 관심은 많았었지만 봉사단원을 했다거나 YP로 일을 시작한 경우는 아니고, 중남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이쪽 일을 하게 된 케이스예요. 석사로 중남미학을 했고, 중남미 관련 일을 하고 싶어서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ODA 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중남미 지역 관련 정책 컨설팅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현지 사람들과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코이카를 통해 에콰도르로 PAO로 파견을 가게 되었어요. 돌아와서는 NGO에서 일을 했고, 현재는 민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해주셨지만 많은 경험들을 하셨던 것 같아요연구하신 주제가 혜지님의 개인적인 파견 경험과도 연관이있을까요어떻게 이런 주제로 연구를 하게 되셨나요?

저의 파견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 말미에 ‘아 사실은 이게 나의 경험과도 연결되는 일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시점에 저는 사업의 국내 수행자였고, 파견인력들의 귀국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요. 그 경험이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견인력의 귀국 과정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면서 파견 인력 분들과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동시에 기관 내부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요. 저는 파견 인력분들이 온전하고 건강하게 들어오셔서 안전하고 편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기관에서는 행정적인 절차나 지침상의 문제들로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있었어요. 바라보는 입장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기관의 결정을 바탕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저 스스로도 설득이 안될 때가 있었어요. 가끔 화가 날 때도 있었고요. 제가 언니와 같이 살고 있는데, 퇴근해서 언니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해?”하면서 그 상황과 결정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어요.


혜지님의 언니 분은 공동 연구자이시기도 하죠?자매가 함께 한 연구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언니는 당시에 정부기관에서 여론조사 업무를 맡고 있었고, 그 시점에는 코로나 관련 조사를 많이 할 때였어요. 대부분의 조사들은 숫자로만 말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 이면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잖아요. 언니는 정책 여론조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숫자 뒷편에 있는 이야기와 개인의 경험들이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점에서 궁금한 점이 많았고, 저는 코로나19하에서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분들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같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연구 진행과정은 어떠셨나요? 굉장히 시의적절한 연구였던 만큼 인터뷰이 선정, 인터뷰 진행 등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사실은 처음부터 논문을 쓰기로 결심하고 시작했던 건 아니었어요. 우선은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생각했고,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고 논문을 쓸 지 안 쓸지, 혹은 논문의 형태가 될지 어떤 다른 형태의 발간지가 될지를 결정하기로 했어요. 처음 세 명 정도는 제가 아는 분들을 인터뷰 했고, 그 후로는 더이상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웃음) 주변에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혹시 아는 사람 중에 파견 나갔다가 들어오신 분들 없냐”고 물어가며 인터뷰이를 찾았어요. 또 처음에는 NGO 분들이 많았는데 논문이 너무 한쪽에만 치우치면 안되니까 대학교, 민간컨설팅회사 소속 분들을 포함해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어요. 

또 인터뷰를 좀 신속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귀국 후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었고, 이 시기를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논문으로 낼 거면 무조건 올해(2021년) 내야겠다! 퀄리티를 조금 낮추더라도 시의적절하게 나오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논문(국제개발협력지)의 마감일이 10월이라 그 시기에 맞춰서 스퍼트를 내서 썼습니다.


혹시 인터뷰이 선정을 귀국 후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지난 분들 중심으로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은 인터뷰를 시작한 시점이 코로나로 인해 귀국이 본격화 된 지 4-5개월 된 때여서 그렇게 된 것인데요.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 시점에 진행한 것이 의미가 있었어요. 인터뷰이 분들이 귀국할 때만 하더라도 3개월 정도면 다시 돌아갈 거라고 예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 기한이 기약없이 늦춰지는 것이 현실화된 시기였죠.  귀국과정의 경험은 스스로 어느 정도 정리하고 해석이 가능한 시점이었지만, 한국에서의 임시적인 상태는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진행 중인 과정의 여러 생각과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연구보고서 내 기술된 바와 같이, 2020년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많은 활동가들이 파견을 철회하고 귀국하게 되면서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한 해였는데요.연구에 참여한 활동가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또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큰 어려움은 불확실성이었던 것 같아요.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분들이 느낀 감정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답답하다는 것이었어요. 논문에도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인용이 등장하는데, 딱 그 표현이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여기에 소속되지도 않고 저기에 소속되지도 않는 상황. 이 불확실성은 다양한 곳에서 오는 것이었는데 그 중 하나는 주거의 불안정이었어요. 한 연구참여자 분은 상황을 보니 한국에 계속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이제 한국에 살 준비를 좀 해야겠다’ 싶어서 집을 구하려고 하면 “다음 달 정도면 (파견지로) 다시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과정을 다섯 번 정도 반복하다보니 계속해서 임시 상태로 머무르게 되는 거죠. 더군다나 그 분은 가족들까지 있어서 그 불확실성이 더 크게 다가왔었고요. 

다른 하나는 고용 불안정과 관련한 것이었어요. 파견인력 분들이 다 계약직으로 나가시잖아요. 중도 귀국을 해서 한국에 들어와있는데,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는거예요. (재)파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면 계약 연장을 못하게 될 수 있으니까 그러면 이제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되게 많으셨어요. 사실 이런 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건 이전에도 있었던 문제였는데, 코로나 상황에서 그 한계와 불확실성이 더 크게 나타난거죠.

그 밖에도 특히 현지 인력분들과 유대감이 크신 분들의 경우에는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두고 우리만 나왔다는 미안함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힘들어 하시기도 했어요. 


저희도 읽으면서 고용불안정성이나 함께 일하던 현지 동료들을 남겨두고 나온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 많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특히계약 기반으로 일하는 특성상 발주기관과 소속기관 사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모호하다든가, 임금을 포함하여 복귀에 소요되는 여러 비용에 대한 지원을 협상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조금 더 부연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개발협력 분야의 고용 불안정성은 고질적인 문제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이 문제를 극대화했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아니라 코로나를 통해서 업계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상황이랄까요. 느리더라도 앞으로 조금씩은 개선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특수한 상황 발생에 따라 근무조건이나 급여 등 계약조건의 조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계약 내용의 명시적인 조정 없이 암묵적 혹은 구두 합의에 따라 유지되고 있었으며, 그 결과 복귀지연이 장기화될수록 파견인력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사례가 많았다. (중략) 또한, 프로젝트 지연 및 현장 복귀 예측의 어려움은 인력의 재계약 여부와 계약 기간의 고용 보장 불확실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졌다. 
(중략) 위기대응에 있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 있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번 연구의 참여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다만, 파견인력과 현장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거나, 인력의 입장과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 구체적인 지침의 부재가 더 문제시 되었다.

– 안혜지, 안혜정. (2020).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발협력 현장파견인력의 임시귀국과 적응에 관한 탐색적 연구.



파견 인력이 철수하게 되면서 사업 관리에 불편함과 공백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한국사람이 없어도 현지 중심으로 사업이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부분도 크게 와닿았습니다. 저도 출장을 못간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조금 답답한 부분도 있지만 또 사업이 진행은 되고 있거든요. 로컬라이제이션이라는 화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야기되고있긴하지만,코로나 이후 로컬라이제이션이 더욱 가속화될까요? 그러면 정말 한국인 파견인력은 앞으로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저는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업지역에서 오랫동안 일을 잘 했고. 현지 인력과의 신뢰가 두터운 상황이라면 한국인 인력이 없거나 최소화한 상황에서 사업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런 기관들의 경우는 이번에 그런 경험을 하셨던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견인력 분들의 역할이 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지에 지부가 있고 지부에 오래된 현지 인력들이 계시다면 매니징하는 수준의 역할만 필요하겠지만, (현지 사무소가 없이) 신규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또 다를 것 같아요. 프로젝트 단위에서는 사업 형성과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국인 파견인력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참여자들이 현 상황에 적응하고 긍정적인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는 결과도 흥미로웠습니다.특히 어떤 점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나요?

저도 공감을 많이 했던 부분인데요, 동료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파견을 갈 때는 보통 혼자, 또는 두명 정도가 가게 되기 때문에 또래들과 일을 할 수 있는 경험이 적은 것 같거든요. 저 역시 몇 년 전 프로젝트 인력으로 파견되었을 때 혼자 파견되었기 때문에 제 또래의 한국 분들이랑 일하는 경험을 할 수 없었어요. 파견인력 들이 한국에 임시 귀국을 하게 되면서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과 함께 일해보는 게 되게 좋았다라고 말씀하셨던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른 하나는 프로젝트 관리 인력으로 채용이 되어서 파견을 가게 되면 한국 본부 내부의 시스템을 잘 몰라서 겪는 어려움들과 거기서 오는 오해들이 많이 있는데요. 한국에 와서 조직 내에서 일하는 경험을 통해서 시스템을 이해하게 된 것이 긍정적인 면이었다고 하셨어요. 또 다른 긍정적인 면은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 

전반적으로 제가 느낀 점은 다들 되게 긍정적이셨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고 계셨어요. 사실 4-5개월 정도가 지나서 상황을 수용하는 단계로 가는 시점이었고, 아무리 화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구나 라는 걸 받아들이는 단계였던 것 같아요.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정말 본인이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인터뷰 시점이 조금 더 일찍이었다면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를 못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개발협력활동가로서 느끼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달라진 점이 있나요? 개인적인 차원에서 혹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개인적으로는 이 논문을 썼다는 게 하나의 변화고요(웃음). 일적으로는 ‘비대면으로 뭐라도 할 수 있구나’를 느끼고 있는 동시에 ‘아 비대면으로 안되는 것도 많구나’를 같이 느끼고 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 회의 같은 경우는 다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 이전과 달리 현지 컨설턴트를 많이 활용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한국인 컨설턴트가 직접 현지에 출장을 가서 수행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의 일이 현지 컨설턴트와의 계약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는 현지화가 잘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동시에 결과를 한국에서 정리하는 사람으로서는 현지 상황을 너무 모르니까 상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한계점도 있고 조금 답답한 부분을 느끼기도 해요. 또 처음 그 컨설턴트 분들과 일하다 보니 설명하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제가 뭔가를 직접 하기 보다는 현지 컨설턴트 분과 논의하고 설득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코로나 이전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요. 하루 종일 모니터만 보고 말했네? 이런 생각도 하고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들이 있고,작년부터 올해까지 저희가 그걸 경험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혜지님이 느끼시기에 비대면으로 일을 할 때의 한계점들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으셨나요?

비대면으로라도 (현지조사, 평가 등) 보고서가 나올 수 있구나,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이 정확히 다 담겨있지는 않구나 라고 느끼고 있어요. 어쨌든 보고서는 기한에 맞춰서 작성하고 제출하지만, 예전만큼 퀄리티가 만족스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가령 평가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출장을 가면 직접적인 인터뷰나 서베이 뿐만 아니라 그 환경에서 느끼는 것들이 간접적으로 반영이 많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비대면으로만 하니까 시간적으로도 충분히 현장의 의견을 듣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아쉬움이 크죠.  


단계적 일상회복이 거론되면서 뉴노말로 복귀하는 시점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코이카도 연말부터 봉사단을 재파견하겠다고 했고,출장도 서서히 늘고 있고요.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은 어떻게 변화할까요혹은 다시 여행이 가능해지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면,큰 변화 없이 이전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게 될까요?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저는 사실 거의 비슷하게 돌아갈 것 같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로컬 컨설턴트를 활용한다든지 하는 부분에서는 변화가 있겠지만, 그래도 출장은 계속 갈 것 같아요. 특히 공동체사업 같은 경우는 당연히 파견이 돼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있으면서 해야하는 사업들이라서, 예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저는 들어요. 다만 예전에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했던 부분들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고 사람들의 생각이 좀 달라지는 부분일 것 같아요. 부분적으로는 로컬화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새롭게 일하는 방식이 좀 더 확장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저희가 준비한 인터뷰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연구자로서 이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나 연구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 혹은 보고서 내에는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 주세요.

연구자로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자 연구 참여자분들과 비슷한 또래이고, 또 파견인력으로서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주관적이게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 역시도 많이 공감하면서 연구참여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쉬운 점은 사업 수행기관에 있었던 국내 담당자들이나 코이카와 같은 발주 기관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의 인터뷰를 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워요. 파견인력과 그들의 소속 기관, 그리고 발주기관까지 다양한 입장에서 전체의 이야기를 들어야 논문이 완성되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또 저희가 논문을 쓰면서 놀랐던 게, 관련된 레퍼런스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대부분 국제개발협력 관련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나 논문이 많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다룬 연구들은 너무 없더라고요. 국제개발협력, 혹은 ODA라고 하지만 이걸 이끌어가는 건 사람들인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앞으로 이런 내용을 다루는 논문이나 <좋은 일 하시네요>와 같은 플랫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일을 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좋은 상태여야 좋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연구를 통해 나왔던 문제점들이) 천천히라도 바뀌어 갔으면 좋겠어요.


혹시 후속연구 계획도 있으실까요?

연구참여자 분들 중에 한 분이 다시 파견이 됐다가 돌아오게 되면서 연락을 주셨어요. 또 다음 이야기가 있는데 논문으로 쓰실 생각 없냐고요. 그래서 한 번 다시 만났는데 그 뒤로 이걸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기는 해요. 사실 이러한 주제가 저의 주요 연구주제는 아니지만, 할 수 있다면 이 주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학업에 일에 쉽지 않으시겠지만 저희도 후속연구가 궁금해서 조심스럽게 기대해 보겠습니다!정말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릴게요.

<좋은 일 하시네요> 팀의 연구도 좋았고, 저희가 작년에 한창 논문을 쓸 때 <국개협업> 팀 연구가  진행중일 때 였어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걸 나 혼자 하고 있지는 않구나 라는 생각에 한편으로 위로가 되기도 했고요. 계속 이런 일 해주셨으면 좋겠고, 저도 한 번 노력해보겠습니다.(웃음) 




참고:

안혜지, 안혜정. (2020).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발협력 현장파견인력의 임시귀국과 적응에 관한 탐색적 연구. (https://www.ejidc.org/archive/view_article?-15-2-47#FN6)




좋은 일 하시네요 vol.2

이 시국 활동가; 코로나19 국제개발 활동가들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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