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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녀 Feb 27. 2017

master29_작업실의 숨은 장인들

The story of Studio29 #35

이름이 뭐라고??

프리타타요.
뭔타타?
프.리.타.타.요.이탈리아식 계란찜 같은거예요.
오늘 특별간식입니당!

미각이라고는, 요리 지식이라고는 1도 없는 내가 
그런 음식을 알리가없다.
어쨌든 계란찜이라니 좋네. 
계란은 존재 자체가 요리 우등생이니까.

J가 주방에서 어슬렁거리는 동안
우리팀은 불꽃 회의를 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시작되었으니...

어머나 이거뭐야. 왜케예뻐!
너 누구야. 정체가 뭐야.
방긋웃는 얼굴로 앞치마에 나무주걱까지, 
호호아줌마야?

사실 작업실의 공식 셰프는 K다.
버터 좔좔 웨스턴에서 매콤 알싸 한식까지 
전방위 멀티플레이어이자,
냉부를 뛰어넘는 15분 스피드 요리의 달인.
어떤 맛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요리 마스터.

하지만 이 작업실에 숨은 장인이 있었으니
우렁각시 J였다.
출근을 하면 매일 무언가가 차려져있고
수줍은 얼굴과 달리 맛은 늘 홈런이다.

너때문에 요즘 살이 너무 쪘어. 
음식의 '질'에만 관여했던 J에게
음식의 '양'을 전혀 조절하지 못한 내가
되려 책임을 지웠다.

그러자 그녀는 이제 여러분을 건강식으로 모시겠다며
살찐 죄인을 더 큰 사랑으로 감쌌다.
프리타타엔 정말로 건강이 차고 넘쳤다.

이 작업실에서 나오는 모든 요리 결과물에서 
나의 쓸모는 단 한가지.
결과물을 자르는 칼을 가져온 것이다.

결혼할때 쌍둥이 칼을 사길 잘했다.
작업실 요리 장인들의 식재료와 음식들을
영원히 자를 수 있을만큼 튼튼하다.

J가 회의 테이블에 건강식을 넣어주고 떠난 뒤,
또 한명의 숨은 장인이 오셨다.

우리팀 멤버 V의 엄마. 리 여사님이시다.
상하이 태생의 은퇴한 영어 선생님이시자
각종 수공예품 마스터.

그녀는 컵받침을 뜨고있다.
원래도 재주가 좋으신 분이 책까지 구입하셨다.
책에 나온 방법에 자기만의 스킬을 접목하여
자기만의 디자인을 완성하시는
50대 크리에이터시다.

우리가 시끄러운 회의를 하는 동안
마마妈妈는 조용히 아름다운 컵받침 두개를 생산하셨다.

마마 못지않게 크리에이티브한 V는
엄마가 만든 컵받침으로 장미를 만들었다.
이 집안, 피가 좋다. 

마마 마스터님은  영어선생님답게
쏘 이지!를 쿨하게 날리시고는 
자신의 생산품을 하사한 후 
가족들과 홀연히 떠나셨다.

스튜디오 이십구의 숨은 장인들,
이들이 있어 우리의 사사로운 일상이 더 풍요롭다.

생각해보니
이 작업실 피플들은
나를 제외한 모두가
대놓고 장인이거나
숨은 장인이네.

퍽 난감하군.




2월26일. studio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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