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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녀 Mar 22. 2018

빛의 갤러리 [ONIRII] 커피

#여행자는 모르는 상하이 낭만카페1


카페로 가는 길, 카페가 놓인 풍경, 커피 맛, 커피를 즐기는 시간과 공간의 맛까지를 모두 합쳐야 카페.


누군가 상하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전 햇살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곳이다. 남쪽으로 난 정문과 통유리 창가에는 부지런한 아침해가 몰고 온 볕이 가득 차 있다. 이에 질 새라 낙엽이 어지럽게 깔린 천창도 온몸으로 볕을 받는다. 순간 카페의 흰 벽에는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빛과 낙엽과 그림자는 정오가 될 때까지 카페를 빛의 갤러리로 만든다. 화이트 벽과 세련된 블랙 커피머신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이 카페의 이름은 ‘ONIRII’. 입구 왼쪽 바 테이블 너머로 서있는 두 명의 바리스타들의 표정은 카페의 아침 볕처럼 밝고 투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내리는 커피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갓 내린 아메리카노 한 모금에서 그들의 커피 자부심은 단박에 드러난다. 길가에 큰 간판 하나 없이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 카페의 사장님은 상하이에서 가장 인정받는 카페 브랜드의 바리스타 출신이다. 이후 커피 맛으로 이름난 카페의 메인 바리스타를 거쳐, 난창루(南昌路)라는 작고 예쁜 길 위에 자신만의 카페를 열었다. 

언젠가 갓 내린 아메리카노를 두고 옆 건물의 화장실에 다녀오자, 그는 커피가 식었을 거라며 새로 커피를 내려 주었다. 봄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머리 위로는 천창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두둑두둑 리듬을 탔다. 상하이의 낭만이란 플라타너스 나무가 늘어선 프랑스 조계지의 길 위의 작은 카페 안, 따뜻한 커피 한 잔에서부터 시작되는 건지도 모른다. 




南昌路 240号

* 10시에 문을 열고 7시에 닫는다.

* 택시보다는, 작고 예쁜 난창루(南昌路) 길를 걸어오다 문득 발견하는것을 추천한다.

* 커피맛도 좋지만 친절하고 귀여운 바리스타들과 이야기 나누는 맛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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