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막히는 맞춤법_[대/데]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 내게 가장 큰 목 막힘을 주는 게 바로 '데'다. 언젠가 내가 "사람들이 '데/대'를 너무 많이 틀리게 쓴다"고 했더니, 그 정도면 '데'도 맞는 문법으로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누군가 말했다. 아니 이건 뭐, 팥쥐를 사람들이 콩쥐로 착각하면 결국 팥쥐도 콩쥐가 되는 거 아닐까 같은 소리다. 많은 사람들이 틀린 말을 쓰니까 다들 그런 것 같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맞는 말을 쓴다.
* '대'자리에 (자주) 잘못 등장하는 '데'
- (걔의 지각을 전함) 걔는 늦게 온데->온대.
- (비소식을 전함) 제주도는 내일 비 왔데->비 왔대.
- (뉴스를 전함) 확진자가 천명 나왔데.->나왔대.
- (수상 소식을 전함) SBS 연기대상은 남궁민이 받았데->받았대.
- 스위트홈 시즌2는 언제 나온데?->나온대?
모두 남의 경험(일)을 전하거나 남의 일을 물을때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예를 들어 맛있대? 와 맛있데? 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의미다
-맛있대?: 맛있다고 해? (맛있는 건 남 경험)
-맛있데?: 맛있더라 (맛있는 건 내 경험)
그러니 '데'를 쓰기로 했다면 내 경험이 들어있어야 한다.
잘 구별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대'는 '다고 해'로 말할 수 있다. (남의 경험이니까)
스위트홈 재밌대요
송강은 피 칠을 해도 잘생겼대요
이진욱은 깡패 킬러여도 멋있대요
김남희는 끝까지 목소리가 좋대요
그렇대요
이런 건 다 이렇게 쓴대요
*진짜 '~데' 자리는 따로 있다.
1. 말의 의미 속에 '그런데'가 숨어있을 때
2. '~더라?'의 의미일 때 (내 경험/느낌)
- 나는 늦게 안 가는데.. (나는 늦게 안가. 그런데..)
- 서울은 어제 눈 왔는데.. (서울은 어제 눈 왔어. 그런데..)
-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면 안 되는데.. (이렇게 많이 나오면 안돼. 그런데..)
- 남궁민은 정말 받을만했는데? (남궁민은 정말 받을만했어, 그런데 왜?)
- 스위트홈 시즌2는 정말 기대가 되는데? (정말 기대가 돼. 그런데 왜?)
- 걔 참 잘생겼데? (걔 참 잘생겼더라?) : 남의 생각이 아니고 내 생각.
- 너 말 잘하데? (너 말 잘하더라?) : 남의 생각이 아니고 내 생각
다 헷갈리면, 그냥 남 일 (전)할 때는 무조건 '대'를 쓰자. 그렇게 쓰는 경우가 제일 많으니까.
바야흐로 말로 하는 대화보다 톡으로, 댓글로, SNS로 나누는 대화가 더 많은 시대다. 맞춤법 잘 갖춘 한 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