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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녀 Mar 20. 2016

[카운슬러]

[The Counselor]

세상의 모든 기대는 나쁘다

참고로, 회사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가지가 있다
1. 확신에 찬 기대
2. 혹시나 하는 기대
3. 쓸데없는 기대
조직생활에서의 기대란 직장수명을 급격하게 단축시키는 행위다

영화가 절대 주어선 안되는 기대도 있다

1. 거장이니까 무조건. 이라는 기대
2. 이건 진짜 야한거야. 라는 기대
3. 기대감의 장르를 바꾸는 기대

이 영화는 3번의 실수를 범했다
오직 마케팅을 위해서 드라마가 멜로인척하고
멜로가 포르노인척하다가 망하는 것처럼
문학이 스릴러인척 하면 안되는 거다

'리들리 스콧'이라는 이름과 ‘역대 최고 스릴러의 탄생’이라는 카피만 보고간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의 장르를, 그렇게 바꿔버리니 화가 나는 거다
이건 코맥 매카시의 문학을 거장 배우들이 줄줄 읽는거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심각하게 좋다
너무 깔끔하고 완벽해서 소름끼칠정도로.
쏟아지는 대사들은 구간반복으로 받아적어야할 만큼 뛰어나다
다만 코맥 매카시와 리들리스콧의 발란스랄까. 그게 조율이 안돼서
배우들과 영화 전체가 피해를 본 느낌이다

영화는 망했다. 욕도 엄청 먹겠다
하지만 나는 한번 더 볼생각이다
주옥같은 몇 장면과 인생을 통찰하는 대사들을
‘처음의 기대감’의 장르를 수정하여 다시보고 
길이 간직할 것이다

거장도, 실수를 한다
전체의 발란스를 잘 맞춘다는 것은 기술적 실력보다 어려운거니까
50년차 거장의 실수가 나의 오늘을 위로한다


카피라이터, 그거 뭐 10년쯤 해보고 뭐 그렇게 잘할라 하나. 어? 


[The Counselor]-Ridley Sco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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