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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녀 Mar 20. 2016

[어바웃 타임]

[About Time]

결혼식을 치른 모든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이거 다시한번 하면 정말 잘할수 있을것 같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고는 내 결혼식 데이.

그날 나는, 연하남편보다 늙어보일까 걱정했고, 친구들이 늦을까 걱정했고, 식사 자리가 모자랄까 걱정했고,

자리가 없어 서있는 친구들의 배고픔을 걱정했고, 

이 모든 것을 걱정하느라 망가질 사진 속 내 표정을 걱정했다.


걱정과 긴장으로 점철된 결혼식이 끝나고 나는 너무 지쳐버렸다. 모든 신부들이 그렇듯.

Tim이 변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맞은 그날 밤처럼 말이다.


너무 힘들고 지친 하루였어. Tim은 말했다.

자신의 인생을 언제든 교정할 수 있는Tim은 지난 아침으로 다시 돌아간다.

다시 사는 그날엔 커피와 날씨를 즐겼고, 일의 긴장과 성공, 성취감을 즐겼다.

밤이 되자 그가 말했다. 오늘 정말 최고의 하루였어.


생각해보니 영화의 앞부분이 너무 이상했다.

그 가족은 매일 몇시간씩 해변에서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며

빼곡하게 인생의 여유를 즐겼다. 세상에 이런 '쇼윈도 가족'이 어딨나.

알고보니 그것은 '능력있는' 아버지의 지혜였다. 


무엇보다도, 바로 저런 이유로, 그 능력이 부러웠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내게 그 어떤 타임슬립 영화보다.

기술적 구조적으로 아닌 정서적으로 우월한 이유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최대한 만끽'하기 위해 타임슬립의 능력을 쓰는 영화는 없었으니까.


결혼식날, 친한 포토그래퍼 동생에게 스냅사진을 부탁했었다

나말고 하객을 찍어줘. 식에 찾아와준 친척과 친구, 모두를 꼼꼼하게 담아줘.

받아본 사진은 생각보다 재미났다. 

그들은 웃고 먹고 얘기하고 멍때리고 나보다 더 예쁠라고 애도 쓰고 있었다.

그 사진들을 앨범북으로 만들었다. 결혼식 사진 중 유일하게 종종 열어보는 앨범이 되었고.


벽장속에 들어가 주먹을 꼭 쥐고, 그날로 돌아가보고 싶다.

사진 속 모든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고 떠들고 감사의 말을 다시한번 전하고 싶다.

그날을 정말로 즐기고야 말테다.


아무리 걱정해도 걱정할 일은 줄어들지 않고, 

치러질 일은 치러지며, 

그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면서도 모르고 산다.


가끔씩 이 영화를 각성의 계기로 재관람 해야겠다 

영화의 한국포스터엔 이런 카피가 있었다.

"놓쳐버린 그녀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오리지널 포스터엔 이런 카피가 있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두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아무리 맥아담스가 심각하게 사랑스럽다 해도 말입니다.

이건 좀 아니잖아요. 네?


Tim: The truth is, I now don't travel back at all. Not even for the day. 

I just try to live every 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



[About Time]-Richard Curt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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