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필소녀 Mar 20. 2016

[디스커넥트]

[Disconnect]


제국고 이보나가 차은상에게 말했다.
"어, 나한테 더 얘기하지마. 그럼 우리 진짜 친구해야되잖아"
이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고딩도 아는 '관계와 소통에 관한' 시대적 통찰이다


세상 누구와도 접속할 수 있는 세상.
아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친구는 줄었다.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누군가들과 단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짜 친구란, 수많은 단절들 속에서 조용히 빛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당연히 쉽지 않다.
소통도 단절도, 제대로 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시대가 너무 빨랐고 우리는 디바이스의 속도에만 발맞췄으니까.
그래서 '익명의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전통적인 방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야기를 전하는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이 영화는 단절된 이들의 소통, 다시 단절, 그리고 진짜 소통의 이야기다.
본적없는 온라인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놓은 누군가는 해킹으로 전 재산을 털리고
페북친구에게 자신의 소중한 (모든)것을 보여준 누군가는 신상을 털리고
미디어에 정보와 진심을 내어준 누군가는 인생을 털릴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영화의 마케팅 카피가 명령하듯 '지금 당장 SNS를 탈퇴'하면 
우리 인생에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걸까?


누군가에게 진심을 말한다는건
누군가에게서 진심을 듣는다는건 
매우 값지다. 그리고 무겁다. 때로 위험하다.


겨울이 한창이다.
따뜻한 카페에 앉아 매우 값지고 무겁고 위험한 진심들을 커피에 녹여 마시고 싶다



[Disconnect]-Henry Alex Rubin
★★★



작가의 이전글 [어바웃 타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