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필소녀 Mar 20. 2016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Come find me when you wake up!"


이 대사는 생각할수록 비현실적이다.

잠에서건, 무지에서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건 

'누군가가 깨어난 순간' 그에게 분명하게 다음 스텝을 제시해 주는 한마디.

진짜 인생에는 없는 대사다.


인생의 많은 순간에는 '깨어나는 순간'은 있어도

그 상황에 대한 정보와, 내가 알아야 할 것, 내가 해야할 다음 것을 알려주는 이는 없다.

이런 멘트는 인간에게 구원에 가깝다.

그래서 첩보나 스릴러, SF 영화에서 나오는가 보다.


탐크루즈는 오랜 기간의 액션강박증으로, 어떤 캐릭터의 경지에 올랐다.

잘생기고 똑똑하고 인간적인데 몸싸움도 잘하며 기계옷이든 제복이든 수트를 좋아하는 

인류구원의 남자.

그리고 그에게는 언제나 '구원의 대사'를 날려줄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

이 모든 조건이 남자와 여자관객 모두의 판타지를 완벽하게 만족시킨다.


인류를 구원할 남자는 매일 같은 시간으로 돌아간다.

타임루프 컨셉의 원형인 '사랑의 블랙홀' 이후로 이 컨셉의 위대함은 나날이 증명되었다.

'어떤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실수와 비전문성을 극복하고 더 나은 인간으로 완성되는'건

매우 피곤하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보람차다.

90년대 사랑의 블랙홀은 더 나은 인간이 되어 사랑만을 쟁취했는데

이 영화는 거기다 인류까지 구원한다.

영화산업도 이 컨셉을 '영화처럼 반복 트레이닝 하면서'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되었나보다.


에밀리 블런트의 변화가 놀랍다.

그다지 예쁘지도 스마트하지도 않은, 심지어 그 컴플렉스를 얼굴에 드러내는 캐릭터의 여자 였는데

이 여자 또한 불교 윤회적 트레이닝을 통해 완벽한 여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차라리 CG라 믿고싶은 근육질 팔뚝까지.


많은 인간적이고 역사적이며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나

자신이 '대중영화'라는 정체성을 명심하여

웃음과 재미를 가장 큰 미덕으로 삼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


그래서 

뇌를 가동해서 봐도

뇌를 빼고 봐도

재밌다.


[Edge of tomorrow] - Doug Liman 

★★★☆

작가의 이전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