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귀-김계정
살아야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생명이라면
걸러질수록 맑아지는
예쁜 귀 갖고 싶네
세 치 혀 입으로 세운
벽을 허물
그런 귀
-말이 아니면 듣지 말자고
나이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랍니다. 현명한 한마디도 잔소리가 되는 사람들 앞에서 나이 든 사람의 활짝 연 지갑이 끼치는 영향력은 인품이나 품위를 능가하며 환영받습니다. 그러나 지갑이 중요한 세상이라면 그것은 참 한심한 일입니다. 모든 일이 돈으로만 해결된다면 인품도 존경심도 현명한 지혜도 존재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소중한 삶을 조화롭게 이끌어줄 인생의 멋진 길잡이 곁에서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없으니까요.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그때도 알았고 지금도 아는 일입니다.
비판의 말에 마음을 닫고 좋은 말에만 귀 기울이지 않겠습니다. 무조건 잔소리로 치부하며 귀를 막는 어리석음도 범하지 않겠습니다. 말로써 생각을 만든다는 것의 위험함을 알기에 함부로 생각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소중하게 여길 것이며, 현명하고 바른 사람들 곁에서 많이 보고 듣고 배우겠습니다.
결심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세 번 생각한 후에 말하라는데, 성미 급한 까닭에 한 번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기까지의 시간은 얼마나 짧았는지, 주워 담을 수 없는 말 때문에 곤혹스러운 순간은 얼마나 많았는지 모두 알고 있기에 좀 더 현명해질 수 있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예쁜 귀 하나 가져야겠다고. 그 어떤 말도 곱게 걸러져서 맑게 들리는 귀, 그 누가 뭐라 해도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실수하지 않을 귀, 맑은 말만 들려서 입이 더 예뻐지는 귀, 말이 아니면 듣지 않고 흘려버릴 수 있는 귀, 그리하여 말하는 것이 더 소중해지는, 그런 좋은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