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 흔들렸네

얼굴 보며 말합시다

by 김계정

마주보고 흔들렸네/김계정


말이 만든 조각보 한 조각씩 뜯어졌네


이미 지워버린 날 춤 추듯 달려오면


몰라도 좋았던 사연 올올이 풀려버리네



알고도 모르는 척 지나가는 바람인 척


깊이를 잴 수 없는 마음도 모르는 척


두 개의 환한 달빛이 마주 보고 흔들렸네


-얼굴 보며 말합시다

사람의 삶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쓰는 것보다, 생각을 통한 말로써 소통한다는 사실입니다. 제대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아닌 사람다운 사람이 됩니다. 제 이익을 위해 중상모략을 하고 탐욕과 쾌락을 위해 말만 살아있는 어지러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로 착한 사람들이 살기에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워집니다.


좋아하던 여배우가 부당한 답글에 선택한 것은 죽음입니다. 재미로 퍼뜨린 가십일 수 있고, 이권을 노린 음모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답글을 견디지 못하고 이 아름다운 세상 제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조차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는 것입니다.


죽을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아니면 그만이지 왜 죽어, 죽은 걸 보면 뭔가 잘못한 거 맞네 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무책임한 말과 글에는 질긴 생명력이 있어 어디서인가 누군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 앞에 섭니다. 헛소문이라며 해명해도 변명으로 듣는 사람들 때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순한 영혼은 사는 일을 포기합니다. 말과 글을 모르고 사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 때문에.


모르면 다행이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서 구설의 주인공이 된 사람은 이유 없이 말로 죽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등 뒤에서 쑥덕대는 말을 그의 면전에 대고 직접 말한다면 이 사회는 유지되지 못한다.'고 프랑스 작가 발자크가 말했습니다. 구설이 되지 않도록 당사자를 곁에 두고 할 수 있는 말, 이제부터 우리 면전에서 해도 좋은 말만 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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