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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Jul 22. 2020

우울의 파도

짧아도 괜찮아 1


파도처럼 밀물처럼 다시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왔다. 직감은 무섭다.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기운에 재빨리 내 감정의 서랍들을 뒤져본다. 맨 먼저 인스타그램을 지웠다. 그리고 순간이나마 나를 Turn up 해줄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려본다. 책. 영화. 먹고 싶은 음식. 그래 아직 할 게 있어, 늦지 않았어.
우울의 파도는 작게 시작했다가도 어느 순간 집채만 해지는 것을 알기에 서둘러 마음들을 점검한다. 괜찮아. 외로울 수 있어 그렇게 느낄 수 있어. 그럴만한 상황이잖아. 우선은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야 라고 재촉하지 않기.
외로운 나도 무가치하지 않아. 작고 조용해도 살아갈 수 있어. 조그맣게 움츠러드는 마음에게 말해본다.



2020/07/22



* 짧지만 기억하고 싶은 일상의 장면, 감정의 기록을 아카이빙 하듯 남겨봅니다. 어쩌면 진짜일 수도, 혹은 꾸임일 수도 있는 작은 이야기들을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로 모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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