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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Jul 24. 2020

냉장고 같은 여름

짧아도 괜찮아 2


어찌 보면 삶이란 냉장고와 같다고 생각했다. 좋아하지 않는 반찬, 누군가가 해다준 반찬, 내 취향이 아닌 음식들로 가득 찬. 버리고 버려도 또 가득 차는 고민의 쓰레기통처럼.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으면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땐 과감하게 버리려고 애쓰는 편.
하지만 오늘은 살기 위해 먹는다. 해준 마음을 생각하며 먹으려고 애쓴다. 더위에 입맛을 잃어 먹고 싶은 것이 없는 날들. 영양가 없는 내 몸. 냉기가 사라진 냉장고. 먹고 싶지 않은 것들로 채워진 냉장고 속 같은 여름날.

축 처진 혀 속으로 단 것만 당긴다.
이토록 늘어진 7월이라니.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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