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받길 잘했다 2
마지막 상담을 끝내고 몽글몽글해진 마음으로 커피숍에 앉았다. 스스로에게 보내는 축하는 카라멜 마끼아또와 초코무스 케잌으로.
상담소를 나오자 건물 1층 휴대폰 가게에서 잔잔한 목소리의 음악이 들려왔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 왠지 나를 위한 BGM 같아 한참 서서 들었다.
음악 검색을 하니 제목이 <여름밤>이라고 알려준다. 한겨울 칼바람에 서서 듣는 여름밤. 초록빛 햇살이 어루만져주는 듯한 기운이 그간 상담의 경험과 닮았다.
겨울이 지나가면 여름. 무더위 뒤의 선선함. 아픈 마음이 녹고 나면 그제야 느끼는 햇살의 따스함. 이런 모순덩어리 같은 게 삶이고 계절이고 세상이란다. 절대로 한쪽만 존재할 수 없단다.
커피는 달고, 추위가 달라붙어있던 양볼에 발그레한 온기가 덮인다. 이 씁쓸한 인생도 단 것 한 스푼 추가하면 달게 받을 수 있을까.
상황은 그다지 변한 게 없지만 상담이라는 단 것 몇 스푼 추가하고 나는 조금 달라졌다. 삶도 세상도 조금 달아졌다고 느낀다. 그렇게 독하지만은 않다.
2월의 겨울 끝 바람은 매섭지만 곧 이 겨울도 가겠지. 다시 여름밤을 맞이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앞으로 나는 몇 번의 여름을 맞이할까. 그 여름들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만날 여름들을 생각하면 이 겨울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여름을 기다리며 겨울을 맞이하는 사람. 그런 삶이라면 이 계절도, 앞으로의 계절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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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해는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밤
어둠으로 물든 하늘엔
식은 공기만 있어
풀벌레 우는 소리
그네에 앉아 듣는
여름밤
그늘이란 없는 따가운
햇살 같던 나의 일상
긴 오후가 가 버리고
하루의 끝자락에 있지만
가로등 불빛 아래서
나의 하루를 아직
끝내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어
부드러운 바람이 불면
슬며시 눈을 감아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향기로운 바람이 불면
살며시 미소를 지어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부드러운 바람이 불면
슬며시 눈을 감아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향기로운 바람이 불면
살며시 미소를 지어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 헤르쯔 아날로그 <여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