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 조현우의 반항

by 수담

월요일 아침 8시. 조현우는 지하철 2호선 출근길 인파에 몸을 맡겼다. 10월 첫째 주,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셔츠를 입었다. 어둠 속을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출근길 사람들의 피곤한 표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한 주가 시작이구나.'


회사까지는 40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전철, 같은 생각. 15년째 반복하고 있는 일상이었다. 휴대폰을 꺼내 어젯밤 혜진이 보낸 메시지를 다시 읽어봤다.


"여보, 준호 학원비 납부 마감이 이번 주예요. 그리고 관리비도 올랐다고 하네요."


한숨이 나왔다. 아들 준호는 12살. 영어학원, 수학학원, 태권도까지 하면 한 달에 5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아파트 대출이자, 관리비, 생활비까지. 과장 월급으로는 빠듯하다.


회사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동료 김대리가 말을 걸었다.


"조 과장님, 오늘 부장님이 찾으시던데요. 뭔가 중요한 일 있나 봐요."


"나를?"


"네. 아침 일찍 와서 조 과장님 있나 물어보시더라고요."


조현우는 가슴이 조금 답답해졌다. 부장이 일찍부터 찾는다는 건 보통 좋은 일이 아니었다.


9시 정각. 조현우는 부장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요."


박 부장은 50대 중반의 베테랑이었다. 15년 전 조현우가 신입사원일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장의 표정이 늘 어둡다.


"앉아. 할 말이 있어서."


조현우는 부장 맞은편에 앉았다.


"조 과장, 우리 회사 상황이 어떤지 알지?"


"네... 어렵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랬다. 3년 전부터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올해는 특히 심했다. 구조조정 소문도 돌고 있었다.


"그래서... 좀 특별한 부탁이 있는데...."


박 부장이 책상 위 서류를 조현우 쪽으로 밀었다.


"이번 분기 실적 보고서인데... 좀 다듬어 봐."


조현우가 서류를 들여다봤다. 매출 현황, 비용 분석 등 평상시에도 다루던 자료들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부장님, 이 매출 수치가..."


"아, 그거. 좀 조정이 필요해서~."


"조정이요?"


"그래. 본사에 보고할 때는... 좀 더 좋게 보이도록."


조현우는 서류를 다시 봤다. 실제 매출보다 15% 정도 부풀려진 숫자들이 적혀 있었다.


"부장님, 이건..."


"조 과장, 우리가 지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알지? 본사에서 실적이 안 좋으면 우리 지점이 어떻게 될지."


조현우는 말이 막혔다. 회사 분위기상 구조조정은 기정사실이었다. 실적이 안 좋은 지점부터 정리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허위 보고 아닙니까?"


"허위 보고라니. 그냥...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거라 생각해. 다른 지점들도 다 하고 있는데 뭘 그래."


박 부장의 목소리에 조급함이 묻어있었다.


"그리고 조 과장도 알지만, 실적이 좋으면 성과급도 있고... 승진 기회도 있고..."


조현우는 그 말을 듣고 더 복잡해졌다. 승진. 그것은 그가 15년 동안 바라던 것이었다. 부장이 되면 월급도 오르고, 준호 학원비 걱정도 덜 수 있을 텐데.


"언제까지 해드리면 됩니까?"


"수요일까지. 목요일에 본사 보고가 있어서."


조현우는 서류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모니터 화면을 켜놓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다른 지점들도 다 한다고 했는데... 나만 유난 떠는 건가?'


하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15년 동안 성실하게 일해왔는데, 이런 일로 자신의 경력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김대리와 함께 밥을 먹으며 넌지시 물어봤다.


"김대리, 혹시 다른 팀에서도 실적 보고할 때... 뭔가 조정하고 그러나?"


김대리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정확히는 잘 몰라요. 왜요 과장님? 무슨 일이세요?"


"아냐~ 그냥 김대리가 뭔가 아는가 싶어서.."


조현우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거부하면 찍힐 게 뻔하고, 그렇다고 하자니 양심이 걸렸다.




화요일, 수요일이 지났다. 조현우는 계속 고민만 했을 뿐 서류를 건드리지 않았다. 박 부장이 몇 번 "어떻게 되어가느냐"라고 물었지만, "작업 중입니다"라고만 대답했다.


수요일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왔다. 혜진은 준호와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아빠!"


준호가 달려와 안겼다.


"준호야, 오늘 학교 어땠어?"


"좋았어! 참, 아빠, 이번 토요일에 놀이공원 가기로 했지?."


"그럼, 물론이지."


지난주에 약속했던 것이다.


"어디 갈 건데?"


"에버랜드 어때?"


"와~! 진짜?.. 우리 아빠 최고~!!!"


준호가 신나서 뛰어다녔다. 혜진이 웃으며 말했다.


"준호가 며칠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녁을 먹고 준호가 잠든 후, 조현우는 혜진과 마주 앉았다.


"혜진아, 할 말이 있어."


"뭔데?"


조현우는 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허위 보고서 작성 지시, 승진 기회, 그리고 자신의 고민까지.


혜진은 한참 듣더니 말했다.


"그럼 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안 하면... 찍힐 거야. 요즘 회사 분위기상 구조조정도 있을 수 있고."


"그래도 잘못된 일은 하면 안 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우리 형편이..."


조현우는 말을 멈췄다. 준호 학원비, 대출 이자, 생활비. 지금도 빠듯한데 월급이라도 깎이면 어떻게 하나.


"여보, 돈이 중요해, 양심이 중요해?"


혜진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당연히 양심이 중요하지. 그런데..."


"그런데 뭐야?"


"준호 학원비도 있고, 대출 이자도..."


혜진이 한숨을 쉬었다.


"여보, 나도 그런 걱정 안 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잘못된 일 하면서까지 돈 벌고 싶지는 않아."


"그럼 어떡해? 정말 잘리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여보가 15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는데, 그 정도로 잘리지는 않을 거야."


혜진의 말에 조현우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목요일 오후 1시 50분. 조현우는 평생교육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카뮈에 대한 강의라고 했다. 프랑스 철학자라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는 인물이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니 늘 보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박종수 할아버지, 정수연 씨, 이순영 씨... 2시 정각에 김민우 강사가 들어왔다.


"오늘은 알베르 카뮈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칠판에 이름을 적었다.


"카뮈는 부조리주의 철학자입니다. 부조리라는 게 뭘까요?"


조현우는 메모장을 꺼냈다.


"부조리는 인간이 세상에서 느끼는 근본적인 모순을 말합니다. 우리는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세상은 의미 없는 일들로 가득하죠."


정수연이 손을 들었다.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요?"


"음... 성실하게 살아도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것, 열심히 일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도 비난받는 것..."


조현우는 가슴이 뜨끔했다. 바로 자신의 상황 같았다.


"그럼 이런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포기하는 건가요?" 강미숙이 물었다.


"아니에요. 카뮈는 '반항'을 이야기합니다. 부조리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는 것."


김민우는 칠판에 '시시포스'라고 적었다.


"카뮈가 즐겨 인용한 그리스 신화가 있어요. 시시포스라는 왕이 신들을 속여서 벌을 받게 됩니다.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굴려 올리는 벌을요. 그런데 바위가 정상에 도달하면 다시 굴러 떨어져요. 그럼 시시포스는 다시 바위를 굴려 올려야 하죠. 영원히."


"끔찍하네요." 이순영이 말했다.


"하지만 카뮈는 '시시포스는 행복하다'라고 말합니다."


"왜요?" 박종수가 물었다.


"시시포스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되, 굴복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매번 바위가 굴러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라가죠. 그 반항하는 모습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거예요."


조현우는 생각에 잠겼다.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시켜도 거부하는 것. 그것도 반항의 한 형태일까?


"그런데 반항하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조현우가 물었다.


"물론 힘들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카뮈는 말합니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부당한 것에 맞서는 그 순간이 진정한 삶이라는 거죠."


"그래도 현실적으로는..."


"현실이 어렵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부당한 것에 굴복해서 얻은 것들이 진정한 행복을 줄까요?"


강의가 끝나고 조현우는 한참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카뮈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날 밤 조현우는 잠이 오지 않았다. 이번 주 토요일 아들과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토요일에도 출근해서 그 보고서를 만들라는 지시가 올 수도 있었다.


'아니다. 이번만큼은 약속을 지키자.'




금요일 아침, 조현우는 일찍 출근했다. 박 부장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 과장, 그 보고서는?"


"부장님, 죄송하지만 못 하겠습니다."


"뭐라고?"


"그 보고서... 제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박 부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조 과장! 지금 뭐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하지만 허위 보고는 할 수 없습니다."


"허위 보고가 아니라 적극적 해석이라고 했잖아!"


"그래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고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 부장이 책상을 쳤다.


"조 과장! 지금 회사를 배신하는 거야!"


"배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히려 뭐!"


"오히려 회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위 보고로 당장은 넘어갈 수 있어도,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박 부장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조 과장... 자네가 이러면 나도 곤란해져.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이번 주말에라도 출근해서 다 완성시켜 놔!!"


"이번 토요일에는 출근 못 합니다."


"뭐?"


"아들과 놀이공원 가기로 약속했거든요."


박 부장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상황에 놀이공원이 중요해?"


"네. 중요합니다."


조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15년 동안 회사 일로 아들과 약속을 자주 못 지켰습니다. 이번만큼은 지키고 싶습니다."


그날 오후 조현우는 인사팀에서 호출을 받았다. 인사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 과장, 박 부장 말 들었어. 회사 지시를 거부했다면서?"


"네."


"이유가 뭡니까?"


"양심상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양심... 조 과장, 회사에서 양심만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적어도 양심을 버리고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인사팀장이 한숨을 쉬었다.


"조 과장, 앞으로 어려울 거야. 각오는 하고 있지?"


"네."


토요일 아침 8시. 조현우는 준호를 깨웠다.


"준호야, 일어나. 놀이공원 가자."


"정말?"


준호가 벌떡 일어났다.


"아빠가 약속했잖아."


에버랜드까지는 지하철로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준호는 내내 신나 했다.


"아빠, T익스프레스 탈 수 있어?"


"아빠 그런 거 못 타는데.. 무서워서"


"안 무서워! 내가 아빠 손 꼭 잡아줄게~"


조현우는 아들의 손을 잡았다. 작지만 따뜻한 손이었다.


놀이기구를 타고, 점심을 먹고, 퍼레이드도 보았다. 준호는 하루 종일 웃었다.


"아빠, 오늘 아주 재미있었어!"


"그래? 아빠도 준호랑 같이 오니 너무 좋았어."


정말이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이렇게 아들과 시간을 보냈나. 회사 일에 쫓겨서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는데.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준호가 조현우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 작은 숨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문자를 보냈다.


"지금 어디? 재미있게 보냈어?"


조현우는 답장을 보냈다.


"응. 정말 좋았어. 이런 시간이 소중 하다는 걸 느꼈어."


집에 도착해서 준호를 재우고 나서 혜진과 대화를 나눴다.


"오늘 정말 좋았어. 준호가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 다행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연락 없었어?"


"한 번 왔더라. 안 받았어."


조현우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박 부장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3통, 문자 메시지가 2통 있었다.


"월요일에 각오하라는데?"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 하지만 후회는 안 해."


"뭐가?"


"오늘 준호랑 보낸 시간. 그리고 어제 부장님께 한 말."


혜진이 조현우의 손을 잡았다.


"나도 여보가 자랑스러워."


"힘들어질 텐데."


"그래도 괜찮아. 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월요일 아침, 조현우는 평상시보다 일찍 출근했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사무실 분위기가 냉랭했다. 동료들이 조현우를 보는 시선이 이상했다. 김대리도 인사만 하고 말았다.


10시에 박 부장이 조현우를 불렀다.


"조 과장, 토요일에 왜 연락 안 받았어?"


"죄송합니다. 아들과 함께 있어서."


"지금 이 상황이 장난인 줄 알아?"


"아닙니다. 하지만..."


"본사에서 난리 났어. 우리 지점 실적 보고서가 왜 이렇게 부실하냐고."


박 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됐어. 이제 만족해?"


조현우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부장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거짓으로 보고해서 넘어갔다면 언젠가는 더 큰 문제가 됐을 거예요."


"더 큰 문제가 뭐야! 지금 다 망했는데!"


"하지만 적어도 양심은..."


"양심! 양심으로 밥 먹고 살아?"


조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양심으로는 밥을 먹고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심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점심시간에 혼자 밖에 나와 걸었다. 10월의 햇살이 따뜻했다. 카뮈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부당한 것에 맞선다는 게 이렇게 외로운 일인 줄 몰랐다. 하지만 토요일 준호와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면 후회가 없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혜진이었다.


"여보, 점심 먹었어?"


"응, 먹고 있어."


"괜찮아?"


"응. 괜찮아."


"정말?"


"응. 정말. 어제 준호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는데?"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약속 지켜줘서 고맙다고."


조현우의 목이 메었다.


"그 말 듣는 순간 확신했어. 내가 옳은 일을 했다는 걸."


"나도 그렇게 생각해."


"힘들어질 거야."


"알아. 하지만 우리가 함께 이겨낼 거야. 그리고 준호도 크면 이해할 거야. 아빠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전화를 끊고 조현우는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오후 내내 동료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하지만 견딜 수 있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조현우는 생각했다. 시시포스처럼 바위를 굴려 올리는 삶일지도 모른다. 매번 굴러 떨어질지도 모르고, 끝없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바위를 굴려 올리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부당한 것에 굴복하지 않는 것,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반항이고, 진정한 삶이었다.


집 앞에 도착해서 조현우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10월 저녁 하늘이 맑았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시시포스는 행복했다고 카뮈는 말했다. 조현우도 지금 그 의미를 알 것 같았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빠!"


준호가 달려와 안겼다.


"아빠,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놀이공원 간 얘기 했어! 다들 부러워했어!"


"그래?"


"응! 그리고 아빠, 다음에 또 갈 수 있어?"


조현우는 아들을 꽉 안았다.


"물론이지. 아빠가 약속할게."


그리고 이번에도 정말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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