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by 수담

그리움


커피를 내리다

컵을 두 개 꺼냈다


빈 의자를 보며

말을 걸뻔했다


그리움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깊이 있었던 것



《 작가의 말 》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그리움의 본질을 드러낸다.

익숙함의 부재가 오히려 그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비어있는 공간, 반복되는 습관, 무의식적인 행동들이 그리움의 깊이를 보여준다.

너무 익숙했기에 몸이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반응하는 순간.

오랜 시간 함께했던 습관이 내 몸에 깊이 새겨져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것.


문 열리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기대지만,

그 순간 네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커피를 내리면서 습관처럼 두 개의 컵을 꺼내고,

혼자임을 인식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몸의 기억.


그리움은 의식적인 노력으로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몸의 깊은 곳에서 먼저 반응하는 감정이다.

빈 의자를 바라보며 말을 걸뻔한 순간, 그리움의 강렬함을 느낀다.




《 시선 》 프롤로그


"행인들이 무신경하게 못 보고 지나치는 순간, 세계는 참을성 많은 관찰자에게 그 놀라운 모습을 드러낸다" - 칼 폰 프리시


매일 지나치던 나무, 손때 묻은 찻잔, 기다림의 무게.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시선을 바꾸면 일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질문에 예상 밖의 답을 건네는 시들.

시집 '시선'은 듣자마자 동의가 되는 작지만 강한 깨달음을 담았습니다.


이 시집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지 않습니다.

늘 거기 있었지만 우리가 시선을 주지 않았던 것들,

그 평범한 순간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짧지만 강렬하게, 따뜻하지만 명료하게,

듣자마자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시들.

일상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시인의 시선을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