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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Apr 11. 2017

#2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서의 경제 수명

65세까지의 경제활동은 필수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는 세상에서 65세까지의 경제 활동은 미덕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 조건이다.


커리어 관리는 절벽을 오르는 스포츠

모터싸이클이나 오프로드 자동차를 타고 절벽을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있다. 평지를 달려오던 속도에다 엄청난 헛바퀴 돌림을 이용해 꼭대기 근처까지 아슬아슬하게 올라간다. 그러나 상당수의 선수들은 목표지점에 이르지 못한다. 달려 오던 힘이 다 되어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지만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듯 내리 달리기만 한다. 큰조직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 같다. 


달려오던 기세를 보면 더 올라갈 사람들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올라갈 것처럼 보인다고 다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끝까지 올라갈 사람을 예측할 순 없어도 곧 떨어질 사람은 쉽게 찾는다. 속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힘차게 올라가던 선수들도 약간의 굴곡을 만나면 속도를 잃고 바로 떨어지고 만다. 달려오던 게 숨이 차 잠시 숨 고르기 하는 사람들은 멈출 사이도 없이 바로 떨어진다. 마흔 너머 상승세가 꺾인 사람들을 보는 듯하다. 


자료 출처 : 구글 이미지


학벌과 경제 수명은 무관하다

사람이 태어나 평균 생존 기간인 82세가 될 때까지 암에 걸릴 확률은 36.6%라고 한다. 높은 확률이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아니 상관이 없길 희망하고 있는 거다. 명예 퇴직과 권고 사직이 주변에서 일어나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아니 상관이 없길 희망하고 있는 거다. 명퇴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해당하는 이야기 아닌가. 나처럼, 혹은 우리 남편처럼,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에 신뢰받는 사람은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경제 수명은 학벌과 상관없다. 개인 역량과 관련된 경우도 더러있지만, 상당 부분 실력과도 무관하다. 잘난 사람이니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은 한 참 잘못된 생각이다. 잘난 사람들은 잘난 사람들과 같이 경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난 사람들이 다니는 회사들은 대부분 빠르게 변화한다. 그래서 더 빠르게 집에 보낸다. 그런 이유로 학벌이 좋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권고 사직이나 명퇴에 더 취약한 계층일 수 있다. 그들일수록 큰 회사에서 부속품으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습득한 스킬셋을 필요로 하는 다른 회사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 많은 연봉을 주면서 한물간 노땅을 받아줄 회사는 더더욱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명퇴에 취약한 계층일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던 바로 어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완전해체가 발표되었다. 그룹기획실에 있던 사람은 한 직급 올려서 계열사로 간다. 임원의 경우 퇴임시 2년을 회사에서 무보직으로 다닐 수 있게도 한다. 그런데 이번 조직 변경엔 계열사 전환배치나 임원 퇴직에 관한 예우 없이 전원 해직처리 되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전원 백수가 된 것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파워나 인적 역량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세계적으로도 거의 탑 수준인 초고 스펙의 사람들이다. 그런 성골들이 백수가 된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앞으로도 수년간 계속 백수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 너무 훌륭한 사람들이라 다른 곳에서 받을만한 곳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수명 65세는 필수

1980년까지만 해도 성인남성의 평균 수명은 62세였다. 이때에는 50세까지만 경제 생활을 유지했어도 별문제가 없었다. 벌어 놓은 돈을 쓰거나 자식들의 도움을 받으며 10년을 살아가는 것은 별문제가 아니었다. 그랬던 평균 수명이 2010년을 지나면서 80세를 넘기게 되었다. 평균 수명의 증가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40여 년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0년마다 5년씩 늘고 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년에 평균 수명이 5.5개월씩 늘어나는 셈이다. 평균 수명은 사망 수준이 현재 상태를 유지할 때 지금 태어난 아기의 기대 수명을 말한다. 현시점에서의 사망률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사망률이 낮아지면 기대 수명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대 수명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불의의 사고로 수년 내에 사망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평균 수명보다도 훨씬 더 긴 수명 연한까지 생존해 있게 된다. 


올해 34세인 성인 남성의 예상 수명을 계산해 보자. 2017년 기준 성인 남성 평균 수명을 82세로 보면 * A의 잔여 수명은 82세에서 34세를 뺀 48세이다. 그런데 그사이 평균 수명은 1년에 5.5개월씩 늘어난다. 잔여 수명인 48세의 반인 대략 24년만큼평균 수명이 길어지므로 올해 34세인 성인 남성 A는 82세에 24년을 더한 106세가예상 기대 수명이 된다. 증가폭이 둔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현재 30대인 사람들은 100세 내외의 평균 수명을 가지게 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 변화 **


평균 수명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저명한 인구통계학자와 생화학자가 10여 년 전에 했던 유명한 내기가 있었다. 160세까지 생존하는 인류가 등장할 텐데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 중에 160세 생존자가 나올 것인지 이후에 태어난 사람에게서 나올 것인지에 대한 내기였다. 승부가 확인되는 시점엔 두 사람 다 살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내기의 의미가 없긴 한데, 저명한 과학자 두 명 모두 160세 생존자가 나오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는 세상에서는 생존을 위해 60세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 55세 은퇴를 하고 경제 활동으로부터 격리되면 45년을 백수로 살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개인의 경제적 삶에도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유지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세수 부족과 고연령층 부양 문제로 국가 전체가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 2016년 한국인 남성평균 수명 81.4세, 여성 86.7세, 제 8회 경험생명표, http://blog.naver.com/fnzl29/220864151255

** Naver Inforgraphics Search™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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