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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Apr 11. 2017

#3 경제 수명 연장의 패턴들

현 직장 은퇴 후 전직이나 창업은 필수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셋 중 하나는 60세 이후에 창업을 경험하게 된다

 

경제 수명 연장의 당위성

평균 예상 수명이 100세인 시대에 경제 수명이 50대 초반으로 끝나는 것은 수긍 가능한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와 함께 인식은 바뀔 것이며 제도는 보완될 것이다. 개인의 노력이 덧붙여지면서 경제 수명의 조기단명 패턴은 점차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 있는 기업들이 경제 수명 연장에 대한 도덕적 책무를 맡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그 역할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그 변화의 패턴은 은퇴 후 2차 직업을 가지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수명 유지 패턴

생애 주기 관점에서 경제 수명의 패턴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50대 후반에 높은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경제적 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은퇴하고 이후 더 이상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유형이다(A유형). 둘째, 현 직장에서 한계 상황에 이르렀을 때 지금까지 쌓아온 인맥과 역량을 자산으로 해서 새로운 직종으로 이동하는 유형이다(B 유형). 셋째, 한계 상황을 경험하기 훨씬 전, 열정이 넘치고 실패의 리스크를 부담할 상황이 될 때 자발적 의사에 의해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하는 유형이다(C 유형). 그 외에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하는 D 유형과 전문직 혹은 자산가 출신으로 일반 직장인과는 다른 커리어 패턴을 따라가는 E 유형 등이 있을 수 있다. D와 E 유형은 커리어 관리라는 시각에서 다룰 영역이 아니므로 논의에서 빼도록 한다. 


생애 주기 관점에서의 경제수명 유지 패턴


유형 A : 축복받은 은퇴

축복받은 은퇴 이후 경제 활동을 중단하는 A 유형은 극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대기업 임원 출신도 A 유형에 포함되기는 어렵다. 임원 재직 중 받은 경제적 보상만으로 잔여 인생 30~40년을 사는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원의 평균 재직 기간을 3~4년으로, 재임 기간 중 연간 급여 실수령액을 2~3억으로 가정해 보면, 비임원 은퇴자 대비 6~7억 정도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할 뿐이다. 그나마 그것도 한 푼도 쓰지 않았을 때 그 정도 수준이 될 뿐이다. 임원도 계약이 종료되면 그 순간 다 같은 흙수저가 된다. 말하자면 대기업 임원이 하늘에 떠 있는 별과 동급이던 시절은 다 지나간 것이다. 


A 유형에 들려면 대기업의 경우 전무 이상 재직 후 은퇴해야 한다. 대기업 전무급이면 실수령액이 5억이 넘을 수 있다. 이 경우 급여와 약간의 재테크만으로도 평생을 살 수 있다. 중소기업이면 대표이사급으로 은퇴하거나, 보유 주식 가치만으로 평생을 살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 조건에 들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내가 이런 포지션으로 오를 수 있을지 확률을 계산해 보자. 천 명 중 한둘을 빼면 아무도 이 유형에들 수가 없다. 그래서 A 유형에 너무 목숨 걸지 않아야 한다. 일찌감치 B나 C 유형을 염두에 두고 커리어를 관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유형 B : 한계 상황에서의 전직

B 유형은 한계 상황이 임박했을 때 직종을 바꾸는 유형이다. 어떤 직종으로 전환하는가에 따라서 경제 수명은 다양한 양상을 띤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대기업 혹은 견실한 중견 이상의 기업이라고 하자. 한계 상황에 이르렀을 때 경제 수명을 연장시키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은 동종 유사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다(B1 유형). 이 경우 경제 수명을 5년 정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기대하는 수준만큼 수명 연장은 불가능하다. 한계 상황에 이르렀을 때 다른 직종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을 5년 정도 유예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50세에 한계 상황에 이르렀고, 이직 후 55세까지 유지를 해도, 이후 다른 조치가 없으면 45년을 백수로 살아야만 하는 패턴이다. 구조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한계 상황에서의 전직 패턴들


B의 또 다른 유형은 눈높이를 낮추어서 더 작은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킬셋을 내가 가지고 있는가와 회사가 중도에 도산하지 않아야 하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견실한 기업에서 제대로 안착할 수만 있으면 50대 후반까지 갈 수도 있다(B2 유형). 만일 해당 중소기업이 가까운 지인이나 친인척이 경영하는 회사로서 경영진의 신뢰를 바탕으로 관리자 포지션으로 진입할 수 있다면 경제 수명을 이보다 더 연장할 수 있다(B3유형). 


B의 또 다른 유형은 한계 상황에 이르렀을 때 창업을 하는 유형이다. 회사가 망하는 리스크를 생각하면 섣불리 도전하기는 어렵지만 살아남았을 경우 가장 긴 경제 수명, 안정적인 소셜 포지션, 자존감 등이 보장될 수 있다. 고정비를 줄이고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실패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경제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1인 기업, 프리랜서 등의 경우 투자없이 인적 역량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어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다양한 창업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B4 유형). 


유형 C : 자발적 퇴사 후 창업

유형 C처럼 자발적 퇴사 후 창업하는 유형은 한계 상황에서 창업하는 B4 유형과 대동소이하다. B4 유형에 비해 재직 기간 중에 쌓인 역량과 인맥을 활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시기에 시도되어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 않고 열정이 넘치는 시기에 도전한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충분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업금지(競業禁止, Prohibition of Competitive Transaction)나 재직 중 부업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면 회사 재직 중에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종신 고용 제도의 해체, 고령화, 평균 수익 하락 등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경업금지나 재직중 부업 제한을 상당 부분 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서가까운 시간 내에 재직 중 부업 활동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55세 이후 고령 창업은 대세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는 은퇴 후 잔여 수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은퇴 후 기간을 고려하면 현재 다니는 직장 하나만으로 경제 활동이 끝나는 것은 재앙이다. 그래서 은퇴 후 새로운 형태의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은퇴 전엔 조직의 힘으로 움직인다. 그러다 은퇴 후엔 개인의 역량으로 움직이게 된다. 조직의 힘으로 움직일 땐 회사 명성과 직위가 나의 힘이다. 그런 힘은 자리를 떠나는 순간 사라진다. 개인의 역량으로 움직이는 시기로 진입하면 경험과 직관, 인맥, 평판과 같은 무형 자산이 힘이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몇 가지 커리어 변화 패턴 중에 내가 어느 유형에 포함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경제 수명 65세 연장의 필요성은 지금 체감되지 않는 것일 뿐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먼저 종신 고용이 사라진 사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4년 기준 신규 창업자의 32%가 60세 이상이었다. 내가 60세가 되었을 무렵 창업을 할 열정과 용기가 남아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읽는 사람 셋 중 하나는 훗날 60세 이후 창업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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