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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Apr 11. 2017

#4 연령대별 커리어 관리 전략

경제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소

연령대별로 달라지는 시장 내 선호도를 고려해, 
커리어 관리 전략도 연령대별로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경제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소


평지에서 달려오던 속도만으로 절벽의 꼭대기까지 갈 수 없다면, 꼭대기에 오르지 않고 절벽 한가운데에 머무르는 법을 배우도록 하자. 경사면 중간에서 바퀴를 공회전시키며 힘을 비축할 수 있으면 된다. 쉬면서 올라갈 다른 길을 찾거나, 옆길로 새거나, 필요하면 잠시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면 된다. 그게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다. 


절벽에 머무르며, 생애 주기 전체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경제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업종별 경제 수명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굵지만 짧게 단명하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얇지만 오래가는 업종이있다. 같은 업종이라 하더라도 직군별 수명은 또 다르다. 업종과 직군은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업종과 직군을 오가며 경제 수명을 조정할 수 있다. 업종과 직군을 오가기 위해선 커리어 패스도 이해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경제 수명 연장을 위해선 본인의 역량셋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역량셋은 그 자체로 경제 수명을 연장하는 핵심 무기이자, 커리어패스를 조절해 업종과 직군을 종횡 무진 누비고 다닐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이다. 본인의 역량셋이 다른 여러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잡시장 내 연령대별 선호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정 연령대에선 일반적인 통념보다 이직이 훨씬 쉽다. 반면 특정 연령대에서는 이직이 거의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는 다시 업종 및 직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본인의 경제 수명을 이해하고 컨트롤 하려면, 업종별 경제 수명 · 역량셋 · 연령대별 시장 선호도 이 세 가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업종 변경과 관련된 역량셋


전문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경제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업종과 직군을 변화시킴으로써 경제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업종과 직군을 바꿀 때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해당 조직이 나의 이질적인 역량을 인정하고 받아 줄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업종 및 직군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이동시에도 변화하지 않고 유지되는 역량셋이 있는데 이를 편의상 Anchoring 역량셋이라고 부르자. Anchoring 역량셋에는 Functional한 역량셋, Vertical한 역량셋, 인맥 역량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Functional한 역량셋은 재무, 인사, 영업, IT처럼 회사 프로세스 관점에서 특정 기능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화장품 회사 내 인사팀 급여 담당자는 전자제조 회사의 인사팀 급여 담당자로 이동할 수 있다. Functional한 역량셋이 같기 때문이다. 


이어서 Vertical한 역량셋은 특정 산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의미한다. 화장품 산업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영업 담당자는 화장품 상품 기획 담당으로 이동할 수 있다. Domain Knowledge가 있다고 하는 경우는 Vertical한 역량셋에 Functional한 역량셋이 합쳐진 경우를 말한다, 화장품 산업도 잘 알고 있고, 상품 기획 업무도 잘 알고 있으면, 화장품상품 기획 영역에 대한 Domain Knowledge가 있다고 표현한다. 


세 번째는 인맥 역량이다. 인맥이 있으면 취약한 Functional 역량셋 혹은 Vertical 역량셋을 보완할 수있다. 경우에 따라선 인맥의 힘은 Function과 Vertical 역량셋이 모두 달라지는 직종과 직군으로의 이동도 가능하게 한다. 지인 중 한 분은 IT Engineer로 커리어를 시작해, 인수합병 총괄 책임자로 갔다가, 화학회사 사장을 거쳐, 현재는 중견 그룹사의 CIO로 재직 중이시다. 역량이 우선 뒷받침되셨겠지만 인맥 덕택에 전혀 다른 커리어 패스를 종횡무진 누비신 셈이다.       


30대 초중반의 커리어 관리 전략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인 시절이다. 회사 내뿐만 아니라 회사 간 이직이 쉽고, 실직 시에도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다. 이직의 용이성이 이 시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이 시기엔 최종 목표로 생각하는 직종, 직군 근처에 발을 담궈 보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가장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더 높은 연봉에 대한 유혹, 도전으로 인한 직업 불안정, 익숙해진 현재 업역에 안주하고자 하는 욕구 등이 이러한 전략의 실행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 판단이 가능할 순 있지만, 빚이 10억에, 딸린 식솔이 10여 명 정도 되는 게 아니라면 연봉보다는 성장성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생애 주기 전체수익의 극대화에 훨씬 유리한 전략이다.  


이 시기에 속한 당사자들은 결혼과 출산, 직장 내 적응의 이슈로 팍팍한 삶을 호소하곤 한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본 사람의 경험으로는 이 시기만큼 리스크 부담 없이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없다. 영어 공부나 헬스로 몸만들기, 드라이버샷 멀리 보내기에만 주력하지말고 커리어 패스를 관리하는 데에도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30대 후반의 전략


이직이 여전히 쉬운 연령대이다. 그러나 이직 보다는 자신의 전문성을극대화 시켜 조직 내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더 유효한 전략이다. 자신의 전문성은 앞서 말한 Functional, Vertical, 인맥 역량 관점에서 축적된다. 그 세 가지 관점에서 꼭 필요한 사람, 대체 불가능한 사람, 더 나아가 그 분야를 맡길만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이 시기의 가장 유효한 전략이다. 계속 성장할 핵심인력과 어떻게든 붙어 있을 뚝심인력은 30대 후반이면 판가름이 난다. 그때 이후론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고정 관념과 관성에 따라 움직인다. 이때 만들어둔 역량셋은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조직은 시장 가치가 있는 사람을 잡아두려하고, 진급시키려 한다. 진급되면 조직 운영 경험 등 급여 상승 외적인 효과로 인해 시장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그러면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조직 내에서든 밖에서든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 북한의 핵카드처럼 이직 카드는 조우커다. 가지고 있을 때 더 힘이 나는 카드다. 행여나 사용하면 없어진다.  


40대 초중반의 전략


나의 노력과 능력으로 나의 미래가 개척되던 시대는 30대로서 끝이난다. 40대부터는 그 이전의 관성, 조직의 실적과 같은 외생 변수들에 의해 미래가 결정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이직은 두 가지 패턴만 존재한다. 스카우트되어 영전하거나, 한계 상황에 직면해 할 수 없이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는 경우이다. 오르지 않으면 떨어지고, 달리지 못하면 쓰러지는 패턴이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30대 후반의 커리어 전략은 이직보다는 전문성 비축에 초점이 맞추어질 수밖에 없다. 


승승장구하는 40대가 아닌 추락하는 40대의 경우 이직 과정에 알아 둘 팁들이 있다. 첫째, 이직을 염두에 둔 해당 업종 임원의 평균 나이를 조사해 보자. 거기서 한 살을 뺀 나이가 내가 이직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다. 그 시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게다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둘째, 현 회사에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내 경제 수명은 길어진다. 조직 관리 역량은 매우 중요한 역량셋이며 이 역량을 보유하게되면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셋째, 옮겨가는 회사는 나의 Functional, Vertical, 인맥 역량 중에서 하나 혹은 둘의 역량을 필요로 한다. 회사마다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다 다르다. 그래서 이직할 때도 궁합이라는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광범위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시장 조사에는 인맥이 최고다. 네째, 나이가 들어갈수록 functional한 역량보다는 Vertical한 역량, Vertical한 역량보다는 인맥 역량을 더 필요로 한다. 다섯째,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인맥 역량은 경제 수명 연장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여섯째,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이직하면 수명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큰 회사에 다니는 사람 중에는 작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셋을 하나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뜻밖에 많다. 


40대 후반의 전략


첫째도 둘째도 실적이다. 실력보다는 실적이다. 실적이 실력이다. 숫자는 인격으로 통한다. 숫자는 실적을 말한다. 실적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실적은 실력보다 운이다. 그래서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고 하지 않고, ‘운구복일(運九福一)’이라고 한다. 첫째부터 다섯째 정도까지가 실적이고, 여섯 번째 정도에 정치력이 있다. 정치력은 부정적인 능력이다. 총탄을 맞은 부상병에게 주사하는 모르핀 같은 역할을 한다. 단기 처방에는 유용할 순 있지만, 장기 처방으로는 약재가 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는 수명을 단축하는 결과를 낳는다. 


40대 후반이 되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을 수립해야한다. 달려오던 속도가 괜찮으면 더 높이 올라가는 데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가장 유효한 전략이다. 높이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충격이 커질 수도 있지만, 그릇이 크면 깨진 조각도 크다. 올라갈수록 그 전엔 없던 이직의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달려오던 속도가 변변찮았다면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속도를 유지하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올라가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수명을 단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인생 이모작에 도움이 되는 역량, 특히 인맥을 확보하고 시장을 조사하는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주경야독 투잡을 뛰도록 하자. 회사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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