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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구슬 May 13. 2021

한 번에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꼭 될 사람.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을 읽고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브런치에 글 쓰는 일이 좋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경계 없이 만나는 것도 좋거니와 그분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일 또한 가슴 설렌다. 나와는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공유할 수 있는 생각이 있고, 나를 흔들어 깨우는 감동도 있다. 브런치의 작가들은 씨실과 날실로 엮여 서로의 글을 주고받으며 자신만의 글감을 짜낸다. 촘촘히 엮여 촘촘한 인연을 만든다. 그런 이유로 브런치의 인연은 끈끈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며칠 전 브런치에 글을 쓰고 계신 작가분의 책 한 권 읽었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진행을 맡고 계신 김경호 앵커님의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작가님은 자신의 꿈에 스스로 선을 긋지 않은  한 언제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나(우리)를 위로해 주었다. 막연하고 불확실한 꿈 앞에 울림과 빛이 되는 글을 써내어 꿈으로 가는 길을 밝혀 주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한 번에 되지 않았기에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었고, 한 번 더 준비할 수 있었으며, 한 번 더 숙성시킬 수 있었다. 그 속에서 단단해진 내공과 깊어진 공감 능력은 좀 늦게 도착한 목적지에서 어렵게 찾아오는 기회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
-p08 여는 글 중-


 작가님의 말대로 한 번에 되지 않은 많은 일들은 단단한 내공과 공감 능력을 키워내 매사에 사소한 일도 허투루 대하지 않게 했고, 기자로서의 사명감에 인간미라는 덕목까지 더해 주었다. 넉살 좋은 성격이 아니어서 사회생활이 쉽지 않았음에도 어리석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한 덕에 지금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다. 작가님은 자신을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 낮췄지만 난 '이 사람, 결국은 될 사람이었네'란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내가 처음 방송 기자로서 뉴스에 내 목소리를 내보낸 건 2003년 3월이었다. 중략
그런데 뉴스가 나가고 난 뒤 회사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뜻밖에도 내 리포팅이었다. 수습기자임에도 음성과 발성, 발음 등이 눈에 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보도 국장이 직접 나에게 찾아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네 오디오가 나보다 낫다"

--p243~244 중-


 처음 브런치에서 김경호 앵커님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의 놀람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당시 나도 책 속의 보도 국장님처럼 앵커님의 목소리에 반해 열심히도 뉴스를 봐 오던 터였다. 그런 분을 브런치에서 만나니 아이돌을 만난 팬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작가님이 발행한 글들을 성심 성의껏 읽었다. 그렇게 글들을 읽어가다 또다시 놀랐다. 작가님의 글이 목소리 못지않게 훌륭했기 때문이다. 글은 작가님의 외양마저 바꿔놓는 마법을 부렸다. 작가님은 목소리에 비해 차가운 인상을 지니고 있었는데(사적인 생각임) 발행되는 글들 하나하나가 소심하고 친근한 작가님의 본형을 그대로 드러내 작가님이 웃음에 어울리는 사람이란 걸 알려주었다. 지금 이뤄낸 모든 성과와 위치가 노력과 성실성의 결과임도 알려주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왔을 거란 생각을 불식시켜 너머의 사람이 아니라 우리 곁의 사람임을 인식하게 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나 자신만큼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나를 믿었다.
-p246 중-


 끝까지 자신을 믿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비교와 좌절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님의 믿음이 부러웠다. 난 나를 믿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그런 의심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나도 한 번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나 자신에게 힘을 주고 믿음을 인정하고 쓰다듬고 싶어졌다.


작가님은 마지막 장에서 꿈이 있는 이들에게 축복의 말을 전하고 있다. 힘이 되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작가님의 바람을 훈훈한 공기 속 상쾌한 바람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어 본다.


삶의 여러 고비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 당신의 꿈이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그 꿈이 베일을 벗고 당신의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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