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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구슬 Sep 17. 2021

가을을 설레게 한 드라마

정은궐 작가가 다시 왔다.

뭐지 이 느낌


드라마를 보는데 익숙한 분위기에 당황했다. 분명 언젠가 느껴본 기분인데 이게 뭐지 싶었던 거다. 원작자를 보는 순간 이유를 알았다. 낯설지 않은 이름, 반가운 이름에 2021년 가을이 십 년 전 가을로 내달렸다.


10년 전 작가의 작품에 빠진 적이 있었다. 청춘도 아니면서 연애하는 사람마냥 콩닥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그의(그녀?) 소설을 읽었다. 대단한 로맨스였다. 어쩌면 작품의 배경이 내가 좋아한 시대였기에 그랬는지 모른다. 그 시절에 난 정조대왕이나 정약용의 이름만 들려도 눈이 돌아가던 시절이었으니.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은 작가의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각색한 작품이었다. 드라마는 원작보다 가벼운 듯싶었지만 가슴을 설레게 한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원작의 설렘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참 잘 어울렸던 드라마로 기억한다. 지금도 OST에 영상들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걸 보면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어 버린 게 분명하다.


작가의 소설이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걸 안 순간 예전의 추억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해 추석을 온통 드라마 몰아보기로 보냈으니 말이다. 이렇듯 강력한 흡입력으로 나를 빨아드렸던 작가가 2021년에 홍천기라는 신묘한 재주를 가진 화공을 데리고 돌아왔다. 가을날에. 그해의 가을처럼.



'성균관 스캔들'이 조선 후기 문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조대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면 '홍천기'는 조선 초 혁명의 혼란이 가시지 않은 세종대왕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배경을 가상의 왕조로 삼아 역사 속 인물들의 이름을 바꿨기에 캐릭터를 통해서만 시대를 짐작할 수 있지만.


아직은 드라마가 초반이고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변수를 생각하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작가에 대한 기대만으로 본다면 홍천기 역시 가을에 잘 녹아들 드라마라 여겨진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추석에 보름달을 보며 달님에게 기원이라도 해야겠다. 정은궐 작가님 듣고 계시나요? 합장이라도 하면서.


가을에는 일조량이 감소되기에 우울해지거나 기분이 다운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한다. 쓸데없는 감상에 자신을 우울 모드에 집어넣는 사람도 생겨나고. 이런 때 통통 튀는 드라마 한 편으로 기분을 전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 반가운 마음에 정은궐 작가님의 작품 <홍천기>을 언급해 봤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계신 작가님들 추석 편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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