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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구슬 Nov 18. 2019

공모전에 도전을 했다. 기대는 몰염치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습니다.

2019년이 저물어간다. 슬프지는 않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삶은 무기력할 거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자연이 알려주었다. 마지막을 향하면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자연이 보여준 것이다.


퇴근길에 맞이한 석양의 모습, 여행지에서 작정하고 맞이한 석양이 아닌 도시에서 퇴근길에 우연히 맞이한 석양은 하루 일과를 잘 마무리했다는 자연의 선물 같았다.

그리고 2019년의 마지막 계절인 겨울을 마중 나간 가을의 모습 또한 그 화려함이 날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지막 모습을 열정을 다해 불태우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그래서 그들은 곧 사라질 모습을 지녔지만 슬프지가 않다.

그리고 2019년의 마지막을 향하는 이 시점에서 난 뜻깊은 일을 하나 했다.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을 한 것이다.


브런치 공모의 발단은 블로그의 시작이었다.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블로그.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뭐 그런 거창한 끝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의 시작만으로도 나는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블로그 세상을 통해 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들이 보인 열정과 노력은 내가 살아오면서 실천하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던 나를 세상 밖으로 꺼내 주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의 세상에서 난 실제보다 더 친근한 친구들을 만난 것이다.


그렇게 내 블로그에 익숙한 콘텐츠를 찾아 글을 쓰다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이란 말을 듣고는 바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였다. 내가 글을 잘 써서라기 보단 글 쓰는 것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하였기에 그런 무모한 도전을 과감히 실행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무모한 도전? 갑자기 전에 즐겼던 프로인 '무한 도전'의 원래 네이밍이 '무모한 도전'이었다는 게 생각난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서 무한 도전을 했으니 그들의 도전은 무모하지 않다. 


나의 도전 역시 무모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 암시다. 나 자신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그런데 나의 이런 도전에 브런치는 감사하게도 바로 응답을 주었다. 그것도 신청 하루 만에 말이다.

그리고 블로그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쁨까지 안겨주었다. 잠시 기계의 오작동을 의심하게 했던 어마 무시한 조회수로.

9월 22일 첫 글을 쓰고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총 조회수 20만의 행운을 얻었다. 마치 브런치가 내 내면의 소리를 듣고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라고 신호를 보내준 거 같았다. 그래서 용기를 얻었다. 브런치의 출판 프로젝트에도 도전해 보기로.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행복찾기', 공모전에 출품한 내 브런치북의 이름이다. 시집살이를 하면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글 속에 드러난 내용은 조족지혈이다. 그런데 나는 도전의 마음이 일어남과 동시에 응모를 완료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공모전에 도전할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브런치북 발간 이후에 작성한 글 중에는 높은 조회수를 보인 글도 있어 엉성한 내 브런치북이 그나마 구색을 더 갖출 수도 있었는데 응모를 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서 성급하게 서둘러버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내가 무슨 대가를 바라고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처럼 구는 것은 솔직히 몰염치다. 이런 기회를 얻고 도전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해야 한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1년을 평가해 본다. 올 해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아 기분이 좋다. 항상 뭔가 부족함을 안은 채 새해가 되길 바랐고, 새해가 되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전 해에 실천하지 못한 일들을 덮으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주춧돌 하나를 놓았다. 그 위에 새로운 결과물을 하나씩 놓으며 완성된 모습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 2019년이 마련해 준 행운을 잘 잡고 이끌어야 한다.

이렇게 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함으로 저물어가는 나의 2019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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