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브런치에 글을 썼다.
몇 달 되지도 않는 기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걸 등록된 글이 증명해 주었다. 기록하지 않았으면 시간의 흐름 속에 소리 없이 휩쓸려버렸을 나의 특별했던 일상들이, 브런치가 잡아주고 묶어주었기에 이름을 가지고 흔적을 남겼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2019년 12월 31일,
내일은 2020년 1월 1일.
하루를 경계로 해가 바뀐다. 비록 몇 시간, 몇 분, 몇 초의 시간이지만 그 간격은 거대하다.
많은 사람들은 이 간격을 사이에 두고 묵은 해의 나쁜 기운을 버리고 새해를 맞이한다. 비록 하루 차이지만 12월과 1월의 경계가 위대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삶의 태도가 그 하루를 사이에 두고 변화를 겪을 수 있으니.
2019년,
나에게는 해결하지 못한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산뜻하게 새해를 맞이할 수조차 없었다. 지난 일요일, 나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남편에게 말을 꺼냈다.
"우리 올해의 문제는 올해 다 풀고, 새해를 맞이합시다"
"올해의 문제? 무슨 문제?"
"아~~~ 제발 애들 불러서 대화 좀 해요. 이제는 그럴 시간이 된 거 같지 같아요. 이 문제를 내년까지 끌고 가 내년까지 애들과 원수처럼 지낼 거예요?"
"아, 됐고. 여기서 그만"
그랬던 남편이 어제저녁 아들을 불러 얘기를 했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진작에 그리 했으면 집안 분위기는 훨씬 좋았을 텐데. 하지만 지금이라도 해결점에 도달할 시동이 걸렸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오늘 밤에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으면서 2019년의 나쁜 기운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그저 다른 날과 다름없는 하루지만 2019년을 보내는 마지막 날인 오늘.
새로운 마음을 먹게 하고, 묵힌 문제를 해결해준 12월의 마지막날.
오늘이 특별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