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기

덜어낸다는 것은 꾸준함을 결심한다는 것

by 운동하는 훈장님

오랜만에 쓴다. 연필을 손에 쥔 감각, 이것조차 참 오랜만이다. 2025년은 글쓰기로 시작한 것 같은데, 12월에 나는 꽤나 글과 멀어진 존재로 있다. 2025년이 끝나기 전 다시 글쓰기를 붙잡으려 한다. 쓰는 마음이 날 살린다는 것을 알기에. 2026년엔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글을 내 품으로 들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덜어내기. 방을 청소해야 새로운 물건을 들일 수 있듯, 책장에서 몇 권의 책을 내보내야 새 책을 꽂을 수 있듯, 내 일상을 차지하는 시간의 일부를 덜어내야 글쓰기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지금 내게 허비되는 시간을 꼽으라면 단연 SNS다. 아무 의미 없이, 시도 때도 열어보는 휴대폰. '자극적이라 싫어.' 하면서도 들여다보는 콘텐츠들. 이것을 뜯어서 버리자. 글쓰기를 내 마음의 공간에 다시 쌓기 위해 SNS를 덜어내자. 한 번에 훅~! 내다 버려도 좋고 차츰차츰 하나씩이어도 좋으니 글쓰기를 켜켜이 쌓을 마음의 공간을 마련해 보자.


현재의 나. 글쓰기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삶 전반에 덜어내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나는, 덜어내야 할 것들 : 트레이닝, 힘, 짐, 인정욕


트레이닝하는 마음이 요즘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진다. 일의 의미를 크게 두고 사는 편. 그 마음이 너무 커져 회원님들께도 내 마음을 강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볍게 만들자. 덜어내자. 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회원님들의 지속 가능한 운동을 위해 덜어내야만 한다.


달리기를 할 때 여전히 힘이 가득하다. 툭! 툭! 탕! 탕! 리듬을 살려야 하는 달리기. 힘을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더 꾸준히 달릴 수 있다.


내 방에 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책상에 올려져 있는 운동복들, 입지 않지만 자리를 차지하는 일상복. 버리고 나눠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 지구 또한 지속 가능할 테고 말이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참 크다. 질투와 시기. 동력이 되기도 하는 이 마음들은 날 예민한 사람, 부정적인 말을 뱉는 사람으로 만들곤 한다. 덜어내자. 나를 더 사랑하는 삶을 위해. 꾸준한 행복을 위해.


글을 쓰다 보니 한 가지를 알게 된다. 덜어내기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꾸준함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였음을. 덜어내자. 꾸준한 글쓰기와 운동, 그리고 나의 삶과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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