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할만한데?
3,2,1... 삑! 세팅해 둔 타이머가 울린다. 이제 또 벤치프레스를 해야 한다. 입 밖으로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한 마디.
방금 전 세트가 너무 무겁고 힘들었기에 하기 싫은 마음은 충분히 자연스러웠다. 트레이너면 운동이라면 다 하고 싶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무겁고 힘든 운동 아래에선 회원님들과 비슷한 마음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벤치에 눕는다. “운동은 원래 숙제 같은 거예요. 그리고 힘들어야 운동입니다.” 회원님들께 내가 앵무새처럼 해온 말을 생각하면 안 누울 수 없었고, 바벨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웬걸. 가볍다.
직전 세트보다 훨씬 수월하다. ‘하나 더 해볼까?’라는 마음이 아주 잠시나마 찾아오는 정도의 강도다.
하기 싫은 마음은 운동을 하다 보면, 하루를 살아가다뷰면 참 많이 찾아온다. 하기 싫다는 말을 꺼내고 그 위에 다양한 이유를 덕지덕지 붙이곤 한다. 주변에 ‘나 오늘 힘들어!’라고 징징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들을 일기로 적었다면 나는 일기장으로 수백만 원을 지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기 싫은 마음을 살짝 제쳐두고 ‘그냥’ 했을 때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느끼는 날들도 있다. ‘내가 왜 하기 싫었을까?’를 되묻는 날들이다. 마치 오늘처럼.
몸과 마음이 당장 너무 무거울 때 일단 ‘그냥’ 해보자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살짝 버거운 마음에 멈춤 혹은 타협 버튼을 누르기보단 일단 도전 버튼 먼저 눌러보는 것은 어떨까? 해보고 너무 안 움직여진다면 그때 조정하는 것도 괜찮으니 말이다. 움직여보지 않으면, 해보지 않으면 성취해 보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생각보다 할만한 것이었을 수도 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