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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연 Apr 05. 2024

4월 5일 아쳅토 일기 - '나'만의 것

[생각의 싸움] - 탈레스, 니체 철학으로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아쳅토로 향한 4월 3일의 나다. 감기에 걸려 아팠다. 하지만 독서와 이야기에 대한 의지가 그걸 넘어섰다. 신기하게 아쳅토 갈 시간에 가까워지면서 회복된 나였다. (물론 끝나고 다음 날 아침엔 무척 힘들었다.) 모임 가기 전 센터 일도 하고, 나은 님과 비건 카레도 먹었다. 4시에 퇴근했는데 금방 8시가 되었다. 그렇게 4기 2번째 시간이 시작되었다.



나는 오늘도 [생각의 싸움]을 읽었다. 1주일에 한 번 읽는다.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제2의 뇌에 책을 남긴다. 글쓰기를 통해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 아쳅토에서 하는 글쓰기 흐름은 나에게 언제든 든든하게 남아있다. 오늘 독서는 철학의 시작이라고 표현된 '탈레스', 그리고 아낙시만드로스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니체'로 마무리했다.


먼저 탈레스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탈레스 철학으로부터 알게 된 것은 철학은 '비판과 자유'로부터 꽃 피웠다는 것이다. 탈레스는 신이 아닌 보통명사 '물'로서 세상의 근원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렇게 세상에 비판의 여지를 제공했다. 아낙시만드로스를 비롯한 인물들이 그를 비판했다. 폴리스 사회에서는 서로를 비판하며 누가 더 자유롭고 탁월 arete 한지 경쟁했다. 그렇게 철학이 탄생했다고 김재인 교수는 말하고 있다. '비판' 그리고 '자유'.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이 시대에 우리는 과연 비판하고 있는가? 비난을 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조차도 누군가를 판단하고 비난한다. 실제로 자주 그렇다. 앞으로 자유로운 이 시대에서 '나'로서 자유로워져야 함을 느낀다.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철학을 할 테야.

그렇게 니체를 말하는 파트로 넘어간다. 니체를 '철학의 끝'으로 본 김재인 교수. 재영님은 니체를 '미래 철학의 서곡'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대부분 현대 철학의 뿌리는 니체에 두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플라스틱 보이와 실버좌의 말을 많이 들은 나는 이 파트가 더 와닿는듯하다. 책에 적힌 몇 가지 말을 공유하고 거기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는 방식으로 이 글을 펼쳐나가 보기로 한다.



56p. 니체는 사람이 중요하다. 더 정확히는 사람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것을 추구하면서 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 최초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점을 가장 강조한 철학자입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거. 한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이나 말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즉, 그 사람의 삶을 봐야 한다는 거죠. 의미나 가치는 삶에서 자리매김되는 것이지, 삶과 무관한 의미나 가치가 그 자체로 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말을 해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고 가치가 달라요.


본질적으로 고정된 무언가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의미와 가치는 개인에 따라 변한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성'을 가진다. 삶의 흐름에 따라서 변하기도 한다. 운동 목적과 운동 방법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 '체중 감량'이라고 해서 다 같은 감량이 아니다. '크로스핏'을 한다고 해서 다 같은 이유로 하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운동 목적 안에 '나'만의 무언가가 들어가 있다. 결국 정수연의 체중 감량, 정수연의 크로스핏이 된다. 남들과 비교하기보단 내 삶 안에서, 진짜 나만이 알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찾아나가라고 말할 수 있다.



63p. 도덕의 내용 자체보다 그게 지금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는지 묻고 따지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그냥 어떤 규칙을, 규범을, 풍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것 따져보고, 우리의 도덕, 나의 도덕을 찾고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니체의 핵심 과제가 그겁니다. 각자의 도덕을 만들어라. 자신의 윤리를 만들어라. 남이 만든 윤리, 도덕, 행동 규칙, 삶의 방식을 따르면 노예라는 겁니다.


위 문장과 맥이 통한다. 결국 '나'의 것을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쓴 최진석 교수는 ''공부'를 그만해라.'라는 표현을 썼다. 배우기만 하지 말고 결국 '내 것'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공부'다.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정보가 없을 때는 배워야 할 것이다. 배우다 보면 점차 운동과 '나'에 대한 정보가 점차 쌓이게 된다. 그것을 이용해서 '나만의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 회원 할 것 없다. 지도자는 나만의 지도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 회원은 나만의 운동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니체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만의 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갇힐 수 있다. 그것을 견제해 줄 '친구' '동료'가 필요함을 말한다. 운동 상황으로 끌어오자. 트레이너가 고객의 친구가 되어준다. 함께 운동하는 동료가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고객 또한 트레이너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 이 '친구들'은 서로 바로 선 '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를 비판하며 새로운 '나'가 될 수 있게 돕는 그런 관계가 '운동' 안에서도 만들어지면 '스스로'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72p. 니체는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법도 제시합니다. 그게 '영원회귀' 사상입니다. 망망대해에 있을지라도, 가는 과정은 그렇게 무의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거기로 가기로 했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가야 할까요? 니체는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택할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삶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게 임하리라는 겁니다. '한 번의 쪽팔림'일지라도 그건 영원히 되풀이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니체는 허무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영원회귀' 사상을 주장한다. 의미와 가치가 없기에 허무해지기보단 '과정'에 주목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자고 말한다. 인생에 정해진 의미, 가치는 없는 허무함을 가진다. 결국 끝은 죽음이다. 이런 사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한다. '죽을 것인데 왜 건강해?'라고 말하기보단 한번 사는 인생 건강하게, 삶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자. 운동을 통해서 삶의 과정을 더 진하게 느껴보자. 운동은 정말 재미없게 결과가 늦게 나온다. 그래서일까? 결과만을 좇다 보면 허무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 실현 가능한, 하지만 살짝 버거운 운동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되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나'의 순간들에 주목해 보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은 이미 나를 성장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과정 속 노력을 이미 나를 성장시켰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나에게 드러나고 있을 것이다.



독서 이후 꽃 피우는 다양한 이야기. 이번 4기의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다. 자기 이야기를 꺼내고 서로를 비판한다. 이곳은 철학을 하는 공간이다. 다음 주를 또 기다린다. 나는 또 그렇게 수요일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있다. 


<정수연 코치 운동 칼럼>

https://blog.naver.com/tndus9784/22340360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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