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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낱선 Feb 04. 2023

UIUX 디자인 공부 0주차 학습일지 03

나를 어여삐 여기자. 

들어가는 말. 


피그마 강의도 들었고, 프리스쿨 과제도 끝냈다면 선택지는 2개. 빠르게 진도를 빼며 과제를 후다닥 끝낼 것인가, 아니면 UI Design 100 Challenge를 시도할 것인가. 디자인스쿨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결국 내가 해야할 것은 과제가 아닌 디자인이란 생각이 들어 후자를 골랐다. 오전에 다음주 강의와 과제 중 일부를 끝낸 다음, UI Design 100 Challenge를 시도했다. 


사실, 시도하는 게 무서웠다. 똑같이 따라만 만들었고, 아직 피그마 기능을 익힌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화면을 그릴 수 있을까? 아무런 화면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고 막연한 두려움이 또 찾아왔다. 이럴 땐 산책을 나가야 한다. 산뜻한 공기를 마시며, 내가 뭘 두려워하고 지금 기분은 어떤지 잘 살펴주어야 한다. 그렇게 30분 정도 걸으면 모니터 속 세계가 무색해지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충만함에 가슴이 설렌다. 사는 게 두려웠던 한 때를 지나, 하늘을 보면 아름답다 느끼는 순간이 왔다. 


'우울증은 평생 관리해줘야 하는 질병이다', '낱선 씨는 너무 오래 우울증을 앓아서 단약은 어려워보인다'라는 말을 들었지. 나는 후회와 회한 사이에서도 희망을 찾아냈고, 드디어 단약에 성공했다.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순간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분명 찾아온다. 나는 나를 입증했다. 


산책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처음보다 두렵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나보다 먼저 이 과정을 겪은 디자이너들이 대가 없이 자신의 인사이트를 전해주고 있었고, 나는 그걸 소화하기만 하면 됐다. 덩어리는 두렵다. 하지만 그걸 조각조각 해체하고, 내 나름대로 체계를 갖춰 재조립하면 그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된다. 처음 만드는 화면이 두려웠지만 나는 수많은 선생에게 배운 내용을 조립하며 만들었다. 


오늘의 TO DO LIST


1. 제로베이스 Chapter 2. [사용자 조사] 수강

    1) 사용자 조사 방법

    2) 사용자 조사 준비

    3) 사용자 조사결과 분석 및 모델링


2. 제로베이스 1주차 과제 1-1, 1-2

    1) 내가 정의하는 UX 디자인

    2) 생활 속 UX 개선 사례 조사


3. UI Design 100 Challenge

    1) Sign-up


1. 제로베이스 Chapter 2. [사용자 조사] 수강

제로베이스 강의를 듣고 노션에 정리한 내용

오늘은 사용자 조사, 유저 리서치에 대한 개괄적인 방법론에 대해 이야길 들었다. 처음부터 강의의 목표는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게 하자'였기 때문에 자세한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한다. 실제 유저 리서치 단계에서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추가 공부를 진행해 얼개를 촘촘히 할 예정이다. 지금은 대강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알아가는 단계. 


마인드셋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유저 리서치를 왜 해야 하고, 어떤 걸 놓치지 않아야 하고, 이것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무작정 따라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신다. 얼추 듣기만 했던 U.T가 나왔을 땐 반가워서 후다닥 필기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이거 극악이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강의를 멈추고 아연해하다가 정신 차리고 강의를 다시 들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가보면 된다. 


2. 제로베이스 1주차 과제 1-1, 1-2


1-1. UX 디자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50 ~ 100자 사이로 정리하는 거였다. 일단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정의하는지 알고 싶어 구글링부터 했지만, 결국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지금까지 나의 업무 스타일을 돌아보면서, 그리고 내가 UI/UX 디자이너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생각하면서 글을 써내려갔고, 그걸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랬더니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나 나름 고민 많이 했구나' 싶었다. 


1-2. 생활 속 UX 디자인 개선 사례를 조사하는 거였는데 나는 실물 제품 사례 1개, 소프트웨어 사례 1개를 찾았다. 소프트웨어 사례는 많았는데 은근 실물 제품 사례가 보이지 않더라. 정의하고 있는 UX도 불분명하고, 너무 옛날 사례들만 나와 내가 배웠던 개념들을 조합해 다시 구글링을 시작했다. 접근 방법은 'Accessibility'를 개선한 UX 디자인. 확실히 대상을 좁히고 나니 타깃이 명확해지더라. 이래서 사람이 배워야 한다는 건가. 


실물 제품 사례는 시각 장애인의 Accessibility를 높인 오뚜기의 컵라면 용기 디자인으로, 소프트웨어 사례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Lite mode 전환 UI으로 결정했다. 좋은 사례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걸 골랐다. Pain Point - Solution 방식으로 정리했다. 

제로베이스 과제 일부


3. UI Design 100 Challenge -Sign up


무수히 많은 UI/UX 디자이너가 시도하지만, 다들 장렬하게 패배한다는 전설의 챌린지다. 제시하는 키워드에 맞게 UI 화면을 그리는 챌린지로 주5일, 100일 동안 과제가 주어진다. 나는 '하나도 빠짐 없이 다 한다!'라는 마음보다는 '일단 그려보는 게 우선이다!'라는 생각으로 신청했다. 처음에 주어진 과제는 Sign-up. login 화면일 줄 알았는데 Sign-up이라서 살짝 당황했다. 


하나의 화면, 플로우만 만든다고 해도 간략한 서비스 콘셉트가 있어야 디자인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떤 앱을 디자인할지부터 고민했다. 데스크 리서치를 한 건 아니고, '이런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이런 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지?', '이런 기능이 있을거야', '그럼 이런 컬러에 전체적인 이미지는 이런 게 좋겠다', '유저가 이런 사람들일 테니까 이런 콘셉트여야 할거야'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정리했고, 키 콘셉트를 도출해 그걸 디자인 시스템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사실 현업 디자이너들은 시스템부터 만들고 화면을 그리지는 않지만, 나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그에 맞춰 디자인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약간 정석 코스로 디자인했다. 일러스트는 PNG 파일을 썼는데, 일러스트를 안 그렸음에도 완성하는 데 5시간 반 걸렸다. 기획 -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 - 컴포넌트 제작 - 화면 그리기 - 프로토타입 만드는데 5시간 반이면 나쁘지 않았나, 싶다가도 중간에 기능적인 문제로 꽤나 헤맨 구간이 많아 다음 번에는 이것보다는 짧게 걸리겠다는 희망회로를 돌렸다. 

UI Design 100 - Sign up by 낱선

그리면서 배운 사실들도 꽤나 많았다. 간편 로그인 UI는 굉장히 빡빡하게 기준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내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싶었다. Material Guide와 HCI는 제로베이스 전우(?)들과 함께 나눠 읽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사실 '별 거 없는데, 이걸 만드느라 5시간 반이나 걸렸다고?'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일러스트도 안 그렸으면서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라는 질책을 누군가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막 피그마를 배운지 5일차 된 사람이기 때문에 기능을 익히고, 컴포넌트 간의 간격과 패딩값, 마진, 아이콘 그리는 것에 만족한다.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었으니 대견하기도 하다. 


위 문단의 비난을 한 사람은 사실 나다. 완성하고 나니,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고 완성된 건 고작 최소한의 기능만을 담고 있는 Sign-up 화면이었다. 스스로를 비난하다가 멈췄다. 그리고 스스로를 어여삐 여겼다. 5일 만에 이런 걸 만든 나, 자랑스러워. 아무런 배경지식도 없이 스스로 나아가는 내가 대견해. 프로토타입도 올리고 싶지만 화면 녹화가 귀찮아서 그건 패스.


오늘의 한줄평


나만은 나를 어여삐 여긴다.

오늘의 공부 시간: 9h 3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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