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몸뚱이와 타협하며 지내는 법
하루씩만 밀리기로 한지 고작 하루만에 이틀이 밀렸다. 11시에 자고 8시에 일어나던 루틴이 깨지니 몸에서 염증 파티가 벌어졌다. 병원에 갔더니 보자마자 하는 말이, "요즘 피곤해요?"였을 정도.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한 마음도 들지만 늘 그렇듯 나는 내 몸과 타협하며 잘 지내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조건으로 일찍 자기로 했다. (사실 몸이 강력하게 이를 주장해서 의지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평소보다도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몸은 훨씬 가뿐한 느낌. 튀어오르듯 침대에서 일어나 눈 비비며 학습일지부터 쓴다.
1. 제로베이스 그룹 과제 1 진행
1) 데스크 리서치 - 정량 part
2) 데스크 리서치 취합 미팅
2. 제로베이스 과제 2주차 2-1 과제 진행
1) 과제 2-1 정리 후 피그마로 장표 제작
제로베이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그룹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모두 열정적인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누구 하나 빠지는 일이 없다. 매일같이 미팅을 하고, 중간중간 허들도 하고 슬랙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데이터를 정리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데스크 리서치 - 정량 파트를 맡아 통계 자료를 분석하는 일을 맡았다. 통계를 보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해내고,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게 내 목표였다. 정확한 내부 데이터는 알 수 없었기에 기사나 금융 데이터 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내용을 정리했다.
사실 데이터 정리를 할 때 하나의 로그라인이 있으면 좋다. 나는 그 로그라인을 도출해낸다는 마음으로 데스크 리서치를 실행했다. 일단 자료조사부터 하게 되면 너무 방대하기도 하고, 나중에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SO WHAT?"이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니까. C A B D 이런 식으로 중구난방 나열되어 있는 데이터를 보며 A B C D 라는 순서를 잡아내는 역할이었다.
처음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으나 팀원 분이 공유해주신 자료가 시발점이 되어 쭉쭉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갔다. 개발자 연인에게 보여주니, "데스크 리서치 내용인데 재밌네!"라는 평이 돌아왔다. 속으로 '이건 됐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리서치 내용이 재밌다면, 일단 스토리텔링은 제대로 잡힌 거니까. 세운 가설의 참/거짓을 떠나 일단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던져주었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대로 팀원들에게 공유했는데 다행히 팀원 분들의 반응도 좋았다. 다들 리액션 하나 하나 해주시는데, 정말 최고.
다른 팀원 분은 데스크 리서치 - 정성 파트를 조사해서 따로 미팅을 잡아 취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팀원 분들에게 공유할 최종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태스크를 잡고, 추후 장표에 넣을 경쟁사 정리도 덧붙였다. 미팅이 끝나고 미팅 로그 정리하다 보니 거의 2시가 다 되어 쓰러지듯 잤다. 아니, 사실은 쓰러진 게 아닐까.
15개 앱 조사를 끝내고, 노션에 있던 내용을 장표로 옮겼다. 한 번 디자인 틀을 만들고 나니 옮기는 건 금방이라 약간의 쉴틈을 만들어줬다. 뇌를 비우며 작업해서 휴식처럼 느껴질 정도. 처음엔 앱 별로 장표의 포인트를 다르게 주고 싶었으나 그럴 여력은 안 되어 그냥 복붙했다.
11시간이요? 제가요?
오늘의 공부 시간: 11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