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Las Vegas
3층 바닥 레미콘 타설
명일 : 양생 및 눈예보 휴무
출장을 가게 되어 일주일 간 현장을 못 볼 텐데, 마침 오늘은 2층과 3층 바닥의 타설이 있었다. 온도가 꽤나 내려간 쌀쌀한 날씨라 우려했는데, 내일부터 영상의 기온이 예보되어 있어 다음 일정까지 고려해 진행되었다.
콘크리트가 경화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열이 발생하고, 현장을 잘 덮고 내부에 불을 때면 영상 15도가량도 올라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소장님의 설명이다. 타설을 직접 보고 싶은데 이번에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아직 3번 정도 남은 거 같으니 한 번은 기회가 오겠지.
월요일 저녁 비행기로 라스베가스에 왔다. 새롭게 생긴 스피어(Sphere)가 궁금해서 저녁에 가보았는데, 내부가 아니라면 라스베가스 외부 어디서나 눈에 띌 정도로 거대한 크기로 광고판으로 된 큰 건물이라 해야 할지, 계속해서 움직이는 유기체라 해야 할지 표면을 뒤덮은 LED가 색다른 경험을 준다.
어쨌든, 라스베가스의 거리와 잘 어울린다. 화려한 라스베가스 스크립에서 이 정도는 되어야 눈도장을 찍지! 이런 느낌, 그리고 꽤나 성공적인 결과물.
3층 벽 거푸집 설치
명일 : 3층 벽 거푸집 설치
타설 다음 날은 눈도 오고 양생을 위해 현장작업은 없었다. 만들어진 3층 바닥 위에 벽체를 세우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층이 올라갈수록 자재를 올리는 일이며 작은 바닥 면적 위에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을 듯하다. 훌쩍 높아진 작업현장이 더 이상 잘 보이지 않으면서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이목도 줄어드는 것 같다. 소음 또한 뚱땅거리는 망치소리 정도로 그렇게 시끄럽지 않고, 우리 집이라 그렇겠지만 내게는 하루를 여는 건강한 신호처럼 들린다.
3층 벽 거푸집 설치 및 가설재 반출
외부시스템 비계
명일 : 3층 벽 철근 가공 조립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동네에 5년 넘게 살면서 여태껏 경험 못한 풍경을 보게 된다.
3층은 다이닝룸이자 공용 공간으로 창이 차지하는 면적이 크다. 특히, 공원방향의 건물 전면이 대부분 창이라 벽면이 적은 편인 반면, 계단과 다용도실 등 작은 공간이 기능적으로 나뉘어 있어 도면대로 옮기는 과정이 복잡할 것 같다. 이번주도 날씨가 든든한 지원군이다.
3층 벽 철근 가공 조립.
3층 벽 전기설비 매립 배관, 지하층 전등선 입선
명일 : 3층 벽 형틀 목공 내부 및 슬라브 거푸집 설치
늘 보던 작업현장을 접할 수는 없지만, 매일 진행되는 현장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꾸준한 부지런함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하루하루 계속하다 보면 결국 무언가가 되는 기적. 그래서 감사하다.
첨단기술을 종일 들여다 보고 화려한 네온사인에 피곤함이 느껴질 무렵 전시장 근처에 자그마한 성당이 있다는 얘길 듣고 가보았다. 이 도시에서 이렇게 조용한 공간이 있었던가. 날카로운 예각을 가진 백색의 성당 실내로 비치는 형형색색의 빛이 소란스런 바깥으로부터 나를 따뜻하게 보담아 주는 기분이 들어 가만히 앉아있어 보았다. 아침에 열어본 포춘쿠키의 메시지가 새삼 의미심장하네. 안도와 온기가 느껴지는 포옹이 작은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3층 벽체 내부 거푸집 설치 + 천정 만들기
명일 : 월요일 거푸집설치 + 금속파이프 기둥설치
지구 반대편의 도시 풍경 (라스베가스 -2도/8도)
떠나올 때 3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이었는데, 벌써 천정이 만들어진다. 그 얘기는 4층 바닥이 생긴다는 얘기일 것이고. 돌아가면 어떤 모습일지 자못 기대가 된다.
비행기 시간이 늦은 밤이라 프랭크 오 게리의 뇌 클리닉 건물을 보러 North 쪽으로 가서 아트디스트릭트까지 둘러보았다(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다!).
오브제와 같은 게리의 건물은 당연히 아름답다 못해 신기했고, 그곳에서 만난 Clark County 건물이 아주 멋졌다. 근무시간이 아니라 들어가 볼 수 없는 건 아쉬웠지만, 외관으로도 충분히 멋지다. 붉은 벽돌 건물과 이를 둘러싼 붉은 흙과 붉은 바위가 여기가 어떤 곳이었는 지를 설명한다. 오가는 이도 없고 황량한 기운도 있지만, 그 역시 이 대지의 기운이겠지. 언젠가 내부까지 들어가 볼 기회가 있길.
이제 진짜 나의 집을 짓는 땅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