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선 여름 냄새가 나
싱그러운 풀잎과 곤충 소리들, 흩날리는 꽃잎
너무 행복하면 말야
또렷한 현실도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널 바라보는 순간들이
눈에 담기는 네 모습들이 너무 소중해서
물끄러미 더 들여다본다
세상 가장 쓸데없는 레고 괴물 이야기를
세상 가장 초롱초롱하게 조잘대는 널 보며
그 이야기들도, 너도 어느샌가 쑥 자라겠지
세상 꼭 필요할 법한 이야기만 하며
빤히 보이는 투명한 속내도
모를 날이 언젠가 오겠지
만약에 네가 없다면 말야
네가 늘 지니고 다니던 꿀꿀이 인형을 안고
네 온기를 상상하며
차가운 매 순간을 버티듯 살겠지
일어나지도 않은
가장 두려운 미래를 재빨리 떨쳐내며
곁에 있는 널 한번 더 꼬옥 안아본다
너무 큰 사랑이 내게로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