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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서기 Jun 01. 2021

벌초하는 다단계 회사 아닙니다

문화재단에서 일하는 나는

내가 재단에서 일한지도(청년활동 포함) 어느덧 7년차다. 그런데 내 친구들은 아직도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어떤 친구는 내가 왕릉을 벌초하러 돌아다니는 줄 안다. 아무래도 그 친구는 문화재 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내가 다단계 회사에 다니는 줄 안다. 서로간에 닉네임을 부르는 모임 자리에 초청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때 오해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내 친구들에게 벌초하는 다단계 회사에 재직 중인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그럼에도 내가 오해를 풀지 않는 건, 술값 낼 때 배려 받기 때문이다. 더치페이를 위해 돈을 걷다가도 친구들은 나에게 '넌 됐어.'라고 해준다. 그들에게 나는 벌초하는 다단계 회사 다니는 이상한 친구기 때문이다. 



그럼 문화재단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여기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건강한 지역문화생태계'를 위해 일하는 공공기관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해두어야 할 것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준공무원이라 불리기는 한다. 이를 줄여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 ... 사실 나도 못하겠다. (부동산 아저씨는 집주인에게 나를 구청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소개하더라. 혹시나 보증금을 내려줄까 해서 아니라고는 안했다) 


지난 7년가까이 문화재단에서 일하면서 내가 머물렀던 시설들은 구립도서관, 청소년센터, 재단 본부 등  다양하다. 하지만 결국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일을 했다. 지역의 주민들에게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주민들이 도서관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청소년들에게 재미있는 만남을 주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들을 기획 및 운영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문화재단의 여러 활동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친구들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밝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부동산 아저씨한테도) 내가 내 친구들에게조차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어찌 재단의 홍보 담당자라 할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 그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을 한 걸음씩 나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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