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된 지 석 달이 된 나는 벌써 길을 잃었다.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싶었는지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독자수와 좋아요 숫자를 더 의식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이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탈리 골드버그 작가의 “ 뼛속까지 내려 가서 써라”라는 책은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했는지 상기시켜주었다. 진정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글을 쓰고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보리라. 그리고 5년 동안은 쓰레기 같은 글을 써도 그것이 나의 글쓰기의 안정성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읽은 부분을 정리해 본다.
1. 글쓰기를 위한 연장을 신중하게 선택하라. 내부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2. 글쓰기는 명상법처럼 하라.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글을 쓰는 동안 시간이 얼마 동안이든지 그 시간 동안만큼은 글쓰기로만 완전하게 채우도록 집중하라.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3. 멈추지 말고 써라.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다.
4.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즉 새, 나무, 하늘, 달, 그 밖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에만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5.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오 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쓰레기와 토비에서 피어난 글쓰기만이 견고한 글이 된다. 안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어떤 비평도 무섭지 않다.
6. 습작 노트를 만들어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자. 단 할 줄짜리 짧은 글일 수도 번개처럼 지나가는 기억도 주제 목록에 첨가할 수 있다. 그것이 한 단어이든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들은 당신이 다음에 글을 쑤고자 할 때 요긴하게 끄집어내어 사용할 수 있는 글감이 될 것이다.
7. 글이 안 써질 때: 당신 속에서 싸움을 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싸우도록 그냥 내버려 두라. 하지만 그 싸움의 한구석에서, 제정신을 차리고 있는 실제적인 마음이 조용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8. 어떤 것이 이상적인 글쓰기인가?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9. 글쓰기는 글 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 수면과 같다. 누구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이 지하 수면에 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