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자 취뽀 일기, 열여섯 번째
호화로운 백수 생활
엄마는 이번 주부터 일을 시작하셨다. 오랫동안, 동생의 학업과 내 건강을 위해 미루고 미루다
2022년부터 새롭게 직장인이 되신 것이다.
하여튼 난 엄마 아빠 덕에 돈 걱정 없이 호화로운 백수 생활을 누리고 있다.
만약 당장 돈 벌 사람이 없었다면 원하지 않는 곳에서 커리어를 쌓았을 것이다.
오늘은 교수님이 꿈인 교회 언니를 만나고 오는 길.
언니는 내가 많이 여유로워지고 좀 짬바(?)가 생긴 것 같다고 칭찬해주셨다.
글쎄다...
오늘 잠깐 전화한 친구는 내가 변화에 덤덤해진 것 같단다.
작년에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내 마음이 훨씬 튼튼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생채기가 난 부분은 확실히 있다.
이번에 2차 면접까지 가서 떨어지니 확실히 기운이 빠지더라.
그리고 편집자들이 구직활동을 할 때 자주 찾는 '북에디터'에서 게시글 중 '학습만화'를 쳐보니
더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학습만화를 원하는 출판사는 1년에 4,5곳도 안 되는 것 같다.
이런 이런...
결국 준비할 때는 여러 분야에서 만능이(최소한 어린이 분야에서는) 될 수 있도록 준비해가고
지원할 때는 딱 그 분야의 정통한 인재로 보여지도록 준비해야겠다.
그야말로 이 시장은 극한 서바이벌인듯...
출판계가 불황이라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없어보일 수 있는데
아니다... 숨은 실력자들은 언제든지 있다...
그리고 내가 그 숨은 실력자가 되고프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