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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 Jan 10. 2019

8. 책을 읽어라

 내 어릴 적 기억 한편 에는 엄마가 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동화책을 읽어주던 기억이 남아있다.

  마치 구현 동화를 하듯이 생생하게 동화책을 읽어주시던 엄마 덕분에 난 곧잘 보고 싶은 책들을 엄마에게 들고 가선 읽어달라고 하곤 했다. 그 때문인지 어릴 적부터 난 책 읽는 것을 꽤 좋아했다. 

 그렇다고 대단한 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중학교 시절에는 판타지 소설에 푹 빠져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하지도 않는 공부 핑계로 많은 책을 읽진 못했지만 삼국지와 황석영의 장길산을 읽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2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점차 책과 거리가 멀어졌다.

 그나마 군대를 전역하기 전 틈틈이 책을 읽은 게 20대에서 가장 많이 책을 접한 때였다. 일반적으로 20대에 들어가면 책을 접하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곤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20대에는 놀 수 있는 것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능이라는 굴레 때문에 하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게 20대의 마음이다. 그래서 20대에는 최대한 많은 것을 하려 한다. 여행을 떠나고 가슴 뜨거운 연애를 하고 비록 대단치 않은 것들이라도 20대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자유를 누린다. 그렇게 20대의 시작을 보내다 어느 순간 30대의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오면 다시 취업과 미래라는 굴레로 들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책을 접할 기회도 멀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30대는 책을 읽기에 좋은 시기일까? 

 30대는 20대와는 다른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길까? 그렇지 않다. 3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사회생활의 압박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여러 가지 일들이 20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밀려온다. 그리고 30대가 느끼는 압박감은 20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30대에 들어서는 순간 더욱 무거운 인생의 책임감이 조금씩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에는 더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전까지와는 다른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생각지도 못했던 복잡한 상황들이 찾아오며 인간관계를 비롯한 사회의 매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책을 통해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낮아지지만 반대로 이해력은 향상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해력은 단순히 머리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체험하고 살아가는 삶의 영역과도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30대의 독서는 10대 20대의 독서와는 다르다. 나도 어렸을 때 어려 책들을 읽었지만 막상 그렇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그저 몇몇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과 이야기만이 가끔씩 떠오를 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책은 단순히 이야기만을 전하기 않는다. 그 안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상의 여러 배경과 수많은 삶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 대한 경험이 풍부할수록 책을 이해하는 이해도도 달라진다.


 이는 마치 같은 이별 노래를 들어도 이별의 아픔을 경험한 사람과 이별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과 같다.      


 하지만 30대라면 이제 어느 정도 삶에 대한 자신만의 길이 쌓여 가는 시기이다. 

 30대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무엇이지 알고, 삶의 부조리가 어떠한 것인지 알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이 어떤 아픔인지를 안다. 그래서 30대에 읽는 책은 훨씬 더 풍부하게 다가온다. 20대의 독서는 잠시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30대의 독서는 가슴에 담기고 머리에 새겨진다. 30대는 책을 이해하고 그것을 삶에 새길 수 있는 능력이 발전하는 시기이다. 


 그러니 30대에는 책을 읽어라. 

 삶이 바쁠수록 인생이 부조리하다고 느껴질수록 답을 알 수 없는 막막함에 부딪힐수록 더욱 책을 읽어라. 

비록 책이 우리의 삶에 완전한 답은 줄 수 없을지라도 캄캄하고 어두운 길목을 은은히 비춰주는 가로등의 빛과 같은 역할은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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