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커피가게의 손님들
중년의 여자와 젊은 여자가 카페에 들어왔다.
중년의 여자가 "뭐 마실까?"하고 말을 붙였고 젊은 여자는 가만히 메뉴판을 들여다봤다. 오래 고민하던 젊은 여자가 말했다. "아이스 라떼 주세요." 따라 메뉴를 보던 중년 여자도 곧이어 말했다. "나도. 아이스라떼 두 잔이요."
젊은 여자가 카드를 내밀었다. 중년 여자가 그 손을 잡더니 "이걸 네가 왜 사~ 얘는."하고 핸드백에 제 손을 넣었으나, 다시 제지를 당했다.
"됐어. 내가 살거야."
'모녀구나.'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카드를 받아들며 얼굴을 자세히 보니 젊은 여자는 막 돈을 벌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 같았다. 반듯한 차림새, 완벽한 메이크업으로도 가릴 수 없는 앳된 표정과 당당함이 얼굴에 가득 떠올라 있었다. 두런두런 라떼 한 모금에 수다 한 모금. 모녀의 고소한 주말 오후를 가만히 훔쳐 봤다.
담배 한 개비를 손에 들고 들어온 노인 셋. 얼굴이 벌갰다. 커피를 기다리던 손님이 놀라 펄쩍 뛰었다.
노인이 주춤하고 황급히 밖으로 나가며 외쳤다.
"커피...아메리카노 세 잔이요."
일행이 뒤따라 말했다. "얼음...아이스로!"
나는 세 잔의 샷을 내리고 차가운 커피 아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세 잔을 준비했다.
노인이 들어와 정확한 금액의 현금을 내밀며 물었다. "카드는 수수료가 나가지요?"
작은 커피가게의 카드 수수료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고마워 담배 한 개비로 사람을 호도했던 내가 미안해졌다.
"내가 이런 걸 잘 몰라서, 허허." 하며 웃는 노인의 얼굴을 가만히 다시 들여다보자 초저녁 술에 취해 벌겋던 얼굴은 어느새 옆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해져 있었다.
격 없이 대화를 나누는 중년의 남녀 넷. 커피 네 잔에 티라미수 케잌을 주문했다.
테라스에 앉아 밤공기를 쐬며 대화를 나누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나이가 들어도 친구는 친구구나 싶어 괜히 지나간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 문득 쓸쓸해졌다.
마감 시간을 물어보기에 오래 있을 생각인가 싶었는데 그보다 한 시간이나 먼저 정리를 하는 모습에 새삼 고마워졌는데, 가다 말고 한 멤버가 말했다.
"그런데 여기는 모기를 키우나봐요? (다리를 긁적이며)"
아마 그 순간 내 얼굴에는 얇은 당황이 스쳤을 것 같다. "하하(아재개그는 언제나 당황스러워), 테라스에 꽃이 많아 모기도 많은가봐요~"
예기치 못한 대화와 의도치 않았던 표정으로 마지막 손님을 보냈다.
손님들이 모두 퇴장하자 삼삼한 커피가게의 일요일 마감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