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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Feb 19.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45번째 끈

우수

01 오늘은 우수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더니, 제주는 거짓말처럼 새벽비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다 그쳤다. 축축하게 가라앉은 몸과 마음을 일으켜세웠다. 봄기운은 아직 돌지 않았다.



02 우수한 사람

북촌리. 4.3사건의 아픔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곳에서 종일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슬프다 못해 화딱지가 올라왔다. 선생님은 말했다. “뒷말하고 손가락질하면서 넘겨버려야죠. 화날 일이 많아서 매번 화내면 못 해요.” 그 말을 하는 눈에 우수가 비쳤다.



03 슬픔이 우수수하다

무엇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거센 바람에 나뭇결들이 마구 서로 스쳤다. 우수수수. 슬픔이 떨어져 나가길 바랐다만.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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