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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pr 22.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68번째 끈

단비

01

후덥지근한 4월의 서울 위로 단비가 내린다. 삽시간에 공기의 온도가 가라앉았다. 덩달아 들뜨던 거리의 분위기도 축 가라앉았다. 싫지않다. 빗방울이 어느 집 처마를 때리는 소리, 아스팔트 바닥을 치는 잔잔한 소리가 듣고 싶었으니까. 바로 지금처럼.




02

영화 <Call me by your name>.

서툴고, 설레고, 아프고, 안절부절 못하는 사랑의 마음이 전해져왔다.

나른하게 퍼져있던 감성이 단비맞은 듯 촉촉해졌다.




03

베를린에서 3년을 살았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낮에는 찻집에서 일하고, 밤에는 한국에서 받은 일을 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언뜻 낭만적으로 보이는 해외에서의 생활 이면에는 백조의 발처럼 부단한 움직임이 숨어있었다.

무언가를 위해, 내가 소중히 여기는 어떤 것을 위해 부단히 움직이겠다는 다짐이 되어있나? 나?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변하지 않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의 나에겐 내게 소중한 가치와 시간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영화를 추천해준 모 여인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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