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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pr 21.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67번째 끈

‘처음’

01 빵가게의 처음

얼마 전 새로 연 빵가게에 가보았다. 식빵, 깜파뉴, 크림빵, 샌드위치 등등. 작은 내부 공간에 오밀조밀 진열된 빵들을 살피다 치아바타를 집어들었다.

“처음 오셨나요?” 주인분이 물으셨다.

“네. 처음이에요.” 내가 답했다.


02 양말가게의 처음


동네 놀이터 옆에는 양말가게가 있다. 매번 밤에만 찾아가기 때문에 양말가게는 언제 여는지,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말 열기는 하는지 궁금했다.

빵을 들고 오다 슬쩍 보니 양말가게가 열려 있었다.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양말이 한가득, 타이즈가 한가득. 가게 바깥 매대에 걸린 물건들을 한 여자가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03 처음 쓰는 계획

생각조차 못했다.

다시 한 번 회사인간이 되기로 결심하고는 ‘이번 주말의 떠남, 다음 달의 프로젝트’ 같은 것들이 거창하고 도저히 실현불가한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마음 정리를 하고, 다시 한 번 퇴사인간이 되기로 결심하고 나자 하고 싶은 일들이 속에서 하나씩 솟아올랐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하나씩 시야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처음이 아니지만, 다시 처음처럼.

계획을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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