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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n 02.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72번째 끈

삼삼하게 사는 법

삼삼하다. 44하던 하루하루가 33하다. 그런데 <삼삼한 이야기>는 못쓰겠다. 함께 쓰는 친구와 얘길 나누다보니 삼삼해서 <삼삼한 이야기>를 못쓴다는 아이러니한 결론이 나왔다. 소금벌판 같은 일상에서 설탕을 찾는 묘미가 있는 시리즈인데, 사방이 온통 설탕 천지니 설탕을 찾으려 하지 않는단 얘기.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 삼삼한 하루 일과를 전시해본다.



01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기, 자고 싶을 때 자기

암막커튼. 이 친구의 공이 크다.

왜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하고 알람을 맞추었을까. 첫째, 규칙적인 생활이 할 일을 효율적, 계획적으로 처리하기 좋기 때문이고, 둘째,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날 경우_학교나 회사에 가야 하는데 늦게 잠들면 다음날 아침 일어나기 힘들고 생산성에 지장을 받으니까, 셋째,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날 경우_내가 무슨 대역죄인이라도 된 듯 한심해지고 자기 비판에 빠진다. 대충 이랬다.

그렇지만 요즘은 새벽 2~5시 사이에 잠들어서 오후 12시~3시 사이에 일어난다. 가끔 일있을 땐 8시에도 일어나고. 그런데도 할 일은 다 한다. 고로 규칙적인 생활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첫째 이유는 탈락. 그리고 (거의, 대부분) 다음날 아침부터 가야하는 목적지가 대개 없고, 있다 하더라도 심적, 정신적 부담이 큰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에 둘째 이유도 탈락. 중요한 문제가 아닌 쓸데없는 자기 비판은 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셋째도 탈락.

때문에, 마음 가는 대로 일어나고 잠든다. 해 뜰 무렵 자는 것도, 중천 너머로 움직이는 해 보면서 일어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낮보다 밤이 길어져서 좋다.



02 벗어나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자꾸 내 생각을 하게 된다. 삼삼해지기 위해선 자아 집착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림에도, 사진에도, 술에도 흠뻑 빠져본다.

특히, 보통 낮에 여는 박물관, 미술관에서 생전 모르고 살았던 예술 작품과 만나고 밤엔 한강을 걷고 집에 돌아와 책, 영화 같은 것에 빠지는 일과가 좋다.  


03 대화

삼삼하게 하루를 보내도 널뛰는 심리 상황에 따라 기분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수도 있다. 그럴 땐 신뢰하는 이와의 대화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옆방 동거인들을 쿡쿡 쑤신다. 무슨 얘길 꺼내도 진득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삼삼한 생활에 가장 필요한 요소!

오늘도 슬그머니 옆방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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