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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Nov 15.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207번째 끈

수능

01 어제 출근길, 갑자기 가족 톡방이 울렸다

“내일은 탁이 수능. 시험 잘 보라고 안부 전화 한 통씩 합시다.”


느낌표가 하나 지나갔다.

‘엄마야.... (꼬마가 벌써)’



02

내 수능은 2011년도 11월이었다. 늘 그렇듯 수능날은 추웠다. ‘결전의 그날’, ‘실전에서 쏟아붓자.’ 같은 비장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전날 잠 잘 자고 아침 맛있게 먹고 집을 나섰다. 약간의 떨림은 있었지만 시험만 다 치면 지긋지긋한 학교와 수험생 신분에서 해방이라는 생각에 기쁘기까지 했다.



03

절대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 기억이라도 다 지나간다. 얼마간은 뚜렷한 기억도 시간이 더 지나가면 디테일이 흐릿해진다.

나의 수능날이 낯선 교실과 교문, 한 번의 식은땀과 잠깐의 점심시간, 그리고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답안지 마킹을 하기도 전에 피식피식 웃었던 마지막 시험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나의 사촌동생에게도 그럴 것이다.
해줄 조언이 없어서 메시지 한 통과 치킨 기프티콘으로 격려를 대신했다.
“별로 해줄 말은 없고! 그냥 하던 대로 침착하게 끝까지 화이팅이야~ 고생 많았다!!!!!”


Kebee - 고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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