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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Dec 22.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211번째 끈

정지와 시간

01 연말, 정지한 시간

가는 그녀의 옷자락을 부여잡는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12월의 얼굴은 흐릿하게 번져간다. 12월 말, 연말은 정지의 시간이다. 모든 계획은 정지한다. 한 해를 뒤안길로 보내기 위해 지난 열한 달의 시간을 정리하느라 12월 한 달의 시간은 모두 스톱. 지금, 여기에 멈춘다.   

02 여행, 정지를 바라는 시간

다른 공간을 탐험하는 여행의 시간 안에서 자꾸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다. “순간아,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는 파우스트 박사의 마지막 고함처럼 정지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03 과거, 정지시킨 시간

사진 속 일부러 정지시킨 시간을 들여다봤다. 사진 찍기는 훗날을 위해 현재를 멈추는 행위다. 한참 전의 즐거웠던 추억들을 넘겨보면서 지나간 것들을 생각했다. 사진은 말없이 표정으로, 몸짓으로, 눈빛으로, 그날의 분위기와 기분을 전했다. 모든 것이 지나갔지만 몇 가지는 멈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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