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 그 아홉 번째 끈

사람에 대한 세 가지 단상

by 수수한

첫 번째 단상. 사람의 분류


-서울 4년제/사회과학/환산 학점 8x점/토익 있음/자격증...


-눈여겨 보던 기업의 채용공고가 났다. 평소보다 공을 들여 자기소개서를 썼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별 진전없이 시간만 죽이다 드디어 어제 새벽 지원 버튼을 눌렀다. 요즘은 구직 사이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인사담당자가 지원서를 열람하면 바로 이메일로 알림이 온다. 마감은 며칠 남았지만 오늘 저녁 '그 알림'이 왔다. 동시에 같은 직무에 지원한 지원자 수와 그들의 학력/경력/연봉/자격증 등 소위 스펙이 줄줄이 나타난다. 누구는 영문학을 전공하며 셰익스피어를 읽었을테고(나처럼), 누군가는 이미 여러 회사를 다녔지만 만족하지 못해 이직을 결심했을테고, 어떤 이는 붐비는 서울의 대학을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지방에서 꿈을 키우며 서울에서의 사회 생활을 꿈꿨을테고, 아니 어쩌면 그저 조건이 조금 더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서울을 택했을지도 모르지.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의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나는 어디에 있나 찾아봤다. '서울 4년제/사회과학 전공/환산 학점 8x점, 토익 있음' 정도로 요약되는 나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참으로 단순한 분류, 참으로 복잡한 세상.




두 번째 단상. 사람의 성질


-A는 좀처럼 티를 내지 않는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얼굴에 내색하지 않는다. 시험을 망쳐도, 채용에 거듭 낙방해도 사람들과 만나면 그림자를 거두고 유쾌한 사람이 된다. A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남들의 기분까지 망칠 수는 없잖아?"


-B는 기분이 표정에서 나타난다. 고민이 있거나 걱정하는 일이 있거나 피곤하거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 나타난다. 이런 B를 보면 사람들은 긴장한다. "오늘 B에게 안 좋은 일이 있구나." 마치 B는 얼굴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으니 건드리지 마시오."


-재미있는 건 A보다 B가 인기가 많다는 것.




세 번째 단상. 사람의 태도


당신의 태도는 세상을 색칠하는 크레파스와 같다.
계속 회색으로 그림을 그리면 당신의 그림은 항상 암울할 것이다.
유머를 섞어서 좀 밝은 색을 더하려고 하면 당신의 그림은 밝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 Allen K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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