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며 드는 세 가지 상념
뱀 같고, 커브를 돌 때면 굽이치는 강 같기도 한 것.
이 옆으로 달리는 탈 것에 올라탄 승객들은 심심함에 몸서리를 친다.
어떤 이는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그가 속한 공간의 무료함을 떨쳐내려 손바닥 속 세상을 탐한다.
그 때부터 굉장히 바빠보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 때, 교통약자배려석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어르신들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 금방 눈에 띈다. 어르신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처럼 강렬한 이미지도 없다.
눈 둘 곳도 없이 실려가는 빽빽한 사람들의 이미지. 척하면 척 떠오른다. 아주 상징적이다.
알아도 늘 힘든 것이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이지만, 때로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에 등장해왔던 이 대표적인 이미지 안에 속해있다는 게 흥미롭다.
마치 "힘들지?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카피가 머리 위를 떠다니고 있는 것 마냥. 광고의 주인공처럼 미간에 주름을 지어보고 후 한숨을 내뱉어본다. 힘듦이 좀 가시는 것 같다.
합정역에서 6호선을 타야하는데 2호선을 탔다.
다시 돌아갈 길이 까마득해 기분이 지쳤다. 그 때 들리는 목소리.
"오늘은 날이 풀렸는데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금요일 저녁,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주말까지 푹 쉬시길 바랍니다." "이번 내리실 곳은 ㅇㅇ역입니다."라는 말만 할 줄 알았던 목소리의 낯선 멘트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덕분에 지하철을 잘못 탄 한 바보는 돌아가는 길이 즐거웠다고 한다. 기관사님 나이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