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그 마흔두 번째 끈

걷기에 대한 세 가지 생각

by 수수한

하나. '걷는다는 것'

- 두 다리를 움직이며 두 눈은 세상에 두는 행위.

- 생각이 많을 때는 머리를 식혀준다.

- 생각이 안날 때는 좋은 영감을 주기도 한다.

- 그러나 까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작 걷는 행위에 집중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초래되기도.

- 공공연하게 말하기는 심심하지만 사실 최고의 취미. 사실 취미는 산책이라고 이력서에 쓰고 싶어 죽겠다.



둘. 어제의 걷기

이사 온 동네는 편하긴 하지만 왠지 낯선 면이 있어 선뜻 밤에 나가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어제 처음으로 밤에 나갔다.

자정 쯤 조용하다못해 고요한 거리를 걸었다.

팟 하고 움직이는 물체가 있어 찾아보니 고양이 한 마리였다.

고양이는 그 거리에서 자기를 제외하고도 움직이는 물체가 있어서 놀랐는지 얼른 차 밑에 숨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자취를 감췄다.

왠지 그 고양이가 보고싶었다.


도도했던 그녀...또는 그


셋. 오늘의 걷기

놀이터에 조잘대는 아이들이 있어 들여다보니 고양이에게 관심을 구걸하고 있었다.

혹시 어제의 그 분인가 싶어 다가갔지만 빛났던 눈밖에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돌아서며 내 기억력을 탓했다.

다시 만나면 처음 본 척 밝게 웃어드려야지.


+ 걷는다는 건 거리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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