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서 생각하는 세 단계의 술
초등학생 때 얼핏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이런 걸 마시고 좋다고 취하는 아빠...(절레절레)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다.
술을 마시는 것과 술에 취하는 건 다르다.
술의 맛이랄 건 없지만 맥주의 향이라던가 거품의 부드러움이라던가, 와인의 달콤함이 좋아 술을 마신다.
물론 분위기도 한 몫하고.
그러나 '취한다'는 건 향, 촉감, 맛 같은 감각을 넘어서는 것.
나의 감각은 취하고, 내 정신은 여과없이 말한다.
꼭 이튿날이 아니라도, 술을 마시는 중간에라도, 종종 술에서 깬다.
술의 마법에서 깨어날 때, 여과지없이 내가 내뱉은 말이 안에서 맴돈다.
시끄러운 정신을 잠재우려 나는 또 한 잔 들이킨다.
잠잠하다.
'그래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
이튿날, 나는 시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