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 그 77번째 끈

오늘의 스틸컷 세 장

by 수수한

01 아이의 체온


같은 정류장에서 탄 꼬마가 내 옆 자리에 앉았다.

하고 많은 자리 중 하필 내 옆 자리에 앉은 저의가 궁금했지만, 괜한 호기심에 아이가 겁을 먹을까봐 묻지않았다.

창가에 앉은 내 편으로 살짝 기울어져 밖을 내다보는 아이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란히 앉은 우리는 10분 정도 가족처럼, 마실나가는 이모와 조카처럼 보였을까?



02 외국인의 눈


공사 현장을 가리는 거대한 가림판에는 수만 장의 전단지가 여기 붙어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테이프 자국이 덕지덕지 남아있었다.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치는데 그 노란 테이프 자국에 한 외국인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 테이프를 다시 보니 수많은 테이프들이 하나의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03 신문의 즐거움


신문지를 팍팍하게 넘기다가도 멋진 구절을 발견하면 급정지하고 꼭 한 번씩 써본다.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 그러니까, 좋은 날이 왔을 때 우리는 그 날을 최대한 길게 늘려야 해."

오늘은 꽤 좋은 날이어서, 좋은 날을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걷고 보면서 최대한 잡아 늘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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