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틸컷 세 장
같은 정류장에서 탄 꼬마가 내 옆 자리에 앉았다.
하고 많은 자리 중 하필 내 옆 자리에 앉은 저의가 궁금했지만, 괜한 호기심에 아이가 겁을 먹을까봐 묻지않았다.
창가에 앉은 내 편으로 살짝 기울어져 밖을 내다보는 아이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란히 앉은 우리는 10분 정도 가족처럼, 마실나가는 이모와 조카처럼 보였을까?
공사 현장을 가리는 거대한 가림판에는 수만 장의 전단지가 여기 붙어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테이프 자국이 덕지덕지 남아있었다.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치는데 그 노란 테이프 자국에 한 외국인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 테이프를 다시 보니 수많은 테이프들이 하나의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신문지를 팍팍하게 넘기다가도 멋진 구절을 발견하면 급정지하고 꼭 한 번씩 써본다.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 그러니까, 좋은 날이 왔을 때 우리는 그 날을 최대한 길게 늘려야 해."
오늘은 꽤 좋은 날이어서, 좋은 날을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걷고 보면서 최대한 잡아 늘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