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 그 78번째 끈

솔직함에 대한 세 가지 단상

by 수수한

01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솔직하지 못할 때,

그래서 부끄러울 때,

혹은 부끄럽지 못했음을 한참 후에 깨달았을 때,

달의 요정도 아니면서 달을 바라보고 한숨을 쉰다.



02 경계

솔직함과 가식의 경계는 어디일까.

진실과 거짓은 일견 반대편인 것 같지만, 또 서로의 그림자에 서려있는 것처럼

솔직과 가식도 그러할지도 모른다.

종종 내가 내뱉는 말의 솔직 함유량과 가식 함유량을 측정해주는 기계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03 솔직한 척

"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당장 이 몸이 수증기처럼 사라지고 싶게 부끄럽다. 부끄럽다."

솔직한 척 뻔뻔스럽게 연기했던 나를 발견한 나는 숨 가쁘게 부끄럽다.

그래도 부끄러워서 참 다행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을 이길 도리가 없다지만,

아직은 가면이 그 감정만은 가리지 못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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