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 그 105번째 끈

세 가지 보물 찾기

by 수수한

한 2년 하고도 반년 쯤 전, 찾는 것도 모르고 정처없이 헤매기를 좋아하던 나는 동네 뒷 공터를 탐사하고 거기서 발견한 물건들에 대한 글을 썼다.

지속력갑 토니모X 틴트 통, 취업란이 펼쳐진 오일장신문, 수상한 리본핀 같은 것들이 발견되었고, 그것들이 왜 거기 누워있는지 상상력을 가동시키는 일이 즐거웠다.


그리고 2년 하고도 반쯤 후, 오늘, 귀가 길에 정처없이 천변을 걷다 문득 그 놀이가 생각났다.

그래서 했다.

이른 바, '천변에서 보물찾기'.



01 목장갑

장갑을 보면 '노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청결, 안전, 예의, 어떤 목적에서건 수고스럽다.

언젠가 천변에 있던 누군가도 수고스러운 장갑에 손을 넣었다가 이렇게 내던졌을터.

내팽겨쳐진 목장갑 한 쌍이 가련했다.




02 누운 꽃

가르마를 탄 것처럼 한 쪽으로 곱게 쓸려 누운 꽃들.

꼿꼿하지 못해 처량한 꽃더미.

그 한 켠에 잠깐 머물러있기만 해도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03 묘-한 쓰리 냐옹이

고양이 세 마리가 나란히 풀 뒤에 앉아있었다.

귀여우면서도 삼합회 같은 조직의 만남을 급습한 마냥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냐옹이들의 당황을 엿볼 수 있어 묘-했다.



덕분에 재미없이 웃음만 낭비한 하루에 발 아프게 걸을 수 있었고 정신은 즐거웠다.

하루의 마무리로 이 놀이를 추천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