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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ul 30. 2021

양궁 역사를 새롭게 쓴 안산 선수

'국가'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출처] 한국일보


오늘은 아주 기분 좋은 소식이 있었다. 안산 선수가 양궁 역사를 다시 쓰셨다. 무려 3관왕!


내내 마음 졸이며 슛오프를 보는데,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활을 쏘는 안산 선수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 저 자리까지 올라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들을 흘렸을까. 경기 땐 그렇게 강해 보였던 그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마음이 뭉클해졌다. 받지 않아도 될 비난들을 꿋꿋이 견뎌 오면서, 보란 듯이 좋은 결과를 보여준 그가 진심으로 멋있었고, 또 존경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안산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며 기뻐하고, 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걸까'. 국가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실 나와 안산 선수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그를 지켜보며 벅차올랐고, 환희를 느꼈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 '국가'라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나와 안산 선수, 그리고 그의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을 한데 묶어주었다. 타과 전공 중 독어독문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루만의 '시스템 이론'에 대해 배울 수 있었는데, 사회체계이론, 시스템 이론으로 잘 알려진 루만이라는 학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쉽게 말해, '시스템'은 물적 결합이 아닌, 의미의 연쇄 작용이라는 것. 의미의 결합들로 이루어진 소통을 통해 '시스템'이 작동된다. 이 시스템의 예 중 하나로는 '국가'를 들 수 있으며, 따라서 국가는 물리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있는 '코드'로 연결된 집합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연결된 지점들은 없지만, 함께 동일한 '언어'로 소통하고, 동일한 '교육'을 받으며, 동일한 '공간'을 부유하고, 동일한 '추억'을 경험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부여받는 '국적'이 주는 소속감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던 시간이었다. 국가라는 건 사람들이 만들어낸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단어에 불과하지만, '어떤 국가에 속해있다'는 소속감. 이 소속감이 의병을 일으켰고(물론 조선을 구하는 것보다 가족과 우리 고향을 지키겠다는 힘에서 발현됐지만, 어찌 됐든 큰 틀에서 소속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주화를 쟁취했고, 대통령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바꿔나갔으며,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누군가 그랬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봐라, 그런다고 산이 흔들릴쏘냐"

몇몇 비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이들 때문에 여러모로 심란스러우셨겠지만, 너무나도 멋있는 결과를 보여주신 안산 선수께 다시 한번 축하의 마음을 보내드리고 싶다. 아무쪼록, 안산 선수의 3관왕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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