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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ul 29. 2021

'초개인화' 패션 시장을 연 조조타운

패셔놀로지로 이커머스 시장을 혁신하다

[출처] Unsplash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가 있다. 무신사가 벤치마킹 모델로 삼기도 했던 '조조타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세계 70 명의 패션을 테크놀로지로 바꾸어 나간다' 비전으로 사회에 등장한 조조타운, 그들은 어떤 기술을 접목해 이커머스 시장을 혁신했을까.



'조조타운'은 어떤 브랜드일까?

조조타운을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조조(ZOZO)는 CD 및 레코드 등 통신판매로 시작해, 2004년 인터넷 편집샵 '조조타운'을 오픈했다. 이들은 기존 패션 이커머스 브랜드와는 조금은 다른 전략을 선택했는데, 실제 옷을 입어볼 수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사이즈가 맞는 옷을 판매한다'는 개념을 세웠다. 이는 조조타운이 시작 때부터 고집해온 그들만의 철학과도 같다.


조조타운은 신체 측정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이번 글에선 크게 조조슈트 / 조조매트 / 조조코스메(+조조글래스)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1. 조조슈트

[출처] ZOZO

조조슈트는 2017년 11월, 조조타운이 야침 차게 선보인 맞춤 슈트 서비스다. 고객이 300~400개의 도트 마커가 인쇄된 전신 슈트를 입고, 블루투스를 연결해 시계방향으로 12회 촬영하면, 신체 데이터가 저장된다. 이 기술은 무려 1,500개의 신체부위의 치수를 즉시 측정해 그 데이터를 조조 앱에 저장한다. 이는 초개인화 맞춤 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발점이 됐으며, 또한 고객들에게 'Your Size Search'라는 이름으로 맞춤 사이즈의 상품만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 또한 제공했다.


조조슈트는 발표 후 10시간 만에 23만 개의 예약이 쇄도하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왔지만, 배송 지연 및 구매 전환율로 이어지지 않아 1년 뒤 사업이 중단됐다.



2. 조조매트

[출처] ZOZO

조조슈트의 실패를 발판 삼아, 조조타운은 발 사이즈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조조매트를 선보였다.


조조매트의 생김새는 위 사진과 같다. 매트 중앙에 있는 녹색의 발 모양 표시 위에 맨발을 올려, 음성안내에 따라 스마트폰 카메라로 6개 컬러 방향으로 발 주위로 돌리면서 촬영하면 된다. 측정이 완료되면 그 결과가 3D로 표시되며, 발 크기는 물론 발가락 모양과 발 넓이 데이터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조조슈트와 마찬가지로, 고객은 브랜드, 컬러, 스타일에 따라 제품을 추천받거나 쇼핑할 수 있다.



3. 조조코스메 (+조조글래스)

 

[출처] ZOZO

그 후, 조조타운은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고객 설문조사에서 '화장품' 수요가 많음을 포착하고, 맞춤 서비스를 화장품 분야로도 확대했다. 고객들이 자신의 피부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그들은 피부를 진단할 수 있는 안경인 '조조글래스'를 출시했다. 이 안경을 착용한 후 앱의 지시에 따라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피부색이 측정된다. 고객은 조조글래스를 통해 정확한 피부색뿐만 아니라 헤모글로빈, 멜라닌 지수, 얼굴 부위별 컬러와 퍼스널컬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조조코스메의 특별한 점은, 검색 필터 또한 초개인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아이섀도우는 질감, 모양, 성분 등으로 그리고 화장수의 경우 피부타입, 사용감 등으로 각 아이템 별 소상한 특징들까지도 필터링할 수 있도록 UX를 구성했다.




조조타운이 신체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조조타운은 적극적으로 고객들의 물리적인 신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이들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으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시 말해, 데이터를 통해 이들이 펼치고자 하는 전략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1. 초개인화 콘텐츠 산업

조조타운의 CEO 사와다 코타로는 조조타운을 일종의 '패션 놀이터'로 만들고자 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고객의 '온라인 쇼핑 내역'과 신체 측정 디바이스를 통해 축적한 '소비자 신체 데이터'에 있다.  이 2가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초개인화된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2. D2C, 신생 브랜드 생산지원 산업

조조타운은 고객의 신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PB 브랜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PB 브랜드 런칭을 위해 이들은 자체적으로 생산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D2C 전략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


더불어 구축한 생산시설을 신생 브랜드에 지원해줌으로써,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성할 수 있었다. 자본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에 토탈 생산지원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Win-win 전략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 신생 브랜드는 조조타운이 갖고 있는 고객들의 구매이력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생산량을 제안받을 수 있다.



3. 계측기술 라이선스 판매

조조타운은 신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 라이선스를 타 기업에 판매하거나, 취득한 데이터를 타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예로, 조조매트 포 핸즈(손 모양 측정 기술)는 주얼리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고, 조조매트의 경우 타 신발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가 이룬 유의미한 데이터 결과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2020년 2월 말부터 무료로 배포한 조조매트는 4개월 동안 무려 113만 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조조타운, 정보 보안 이슈를 피해 갈 수 있을까?

조조타운의 서비스를 분석하며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정보 보안 이슈가 발생하지 않을까에 대한 문제였다. 이들의 서비스에도 언젠간 '개인정보 활용' 부분에서 적색등이 켜지는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각 고객의 신체 데이터는, 쿠키 데이터만큼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예민한 문제가 아닐까. (물론 고객들이 얻는 '편리함'과 맞바꿔야 되는 그 무언가가 '신체 데이터'라면, 그 편리함이 프라이버시 이슈를 이기는 때가 온다면 또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미 의료 업계 쪽에서 데이터 활용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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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례: 아마존의 'Made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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