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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an 02. 2022

행동하는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at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난 무척 두렵다. 동시에 만일 네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
- 아이 웨이웨이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문명에 대한 심도 있는 비판, 그러나 아이 웨이웨이만의 위트를 곁들인"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 출신의 예술가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본국을 떠나 독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 '반체제'적 성격을 지닌 예술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는 회화, 사진에서부터 영화, 설치, 건축, 공공미술, 전시기획,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인간미래'는 그의 예술적 화두인 '인간'과 그의 예술 활동 지향점인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결합했다. 이번 전시는 표현의 자유와 난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중국 정부와 현대 문명에 대해 강도 높은 풍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건축가이기도 한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세워진 스타디움 '버드 네스트'의 자문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는데, 그 당시 당국이 사망자 숫자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중국의 부조리를 세상에 알리며 정부와 마찰을 빚게 된다. 그는 온라인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시민 조사단을 꾸려 총 사상자 수와 희생자 이름을 기록하는 운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탈세라는 명목으로 구금되어 실종되기도 하고, 그의 블로그 채널과 스튜디오가 강제 철거되는 수난도 겪었지만 그는 꾸준히 신념을 지키며 예술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그의 전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난민'이다. 편협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오류와 분노, 편견, 그리고 그로 인해 아무런 죄가 없는 이들이 고통받는 현실을 가감 없이 다루었다. <난민 구조선 시워치3의 2019년 6월 항해 경로>는 돌아갈 집도 국가도 없는, 부유 그 자체가 목적인 난민의 삶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웨이웨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을 재조명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을 단순 연민이라는 감정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비극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에 주목했다. 이로써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세상 밖으로 잘 꺼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 마지막 벽엔 세계인권선언이 붙어있다. 전 세계가 공공연하게 외친 다짐이지만, 조항 하 나 하나를 천천히 읽다 보면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이 우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는 전시를 방문한 사람들이 '인간'인 우리가 좀 더 나은 '미래'를 살기 위한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게 아닐까. 가히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던 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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